4대그룹 총수, 대통령 수행단 빠진 이유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04.0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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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즈니스 차원에서 결정, 다른 이유 없어"

삼성,LG,현대차,SK 등 4대그룹 총수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일본 방문 수행단 명단에서 빠졌다.

빅4가 빠진 자리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김윤 삼양사 대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등 7명이 채웠다.

하지만 4대그룹에 비해 현격히 비중이 떨어지는 이들이 재계를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려운게 사실이다.



특히 이 대통령 취임후 첫 해외순방인데다 최대 교역국인 미국,일본의 상징성을 고려할때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역대 대통령의 미국 방문시 4대 그룹 총수들이 빠짐없이 동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미국을 첫 방문했던 지난 2003년의 경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등 '빅3'가 대거 수행했다.

이때문에 4대그룹 총수가 수행단에서 의도적으로 배제된 것인지,아니면 기업 자체 판단에 따라 자발적으로 빠진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1일 수행단 선정에 정치적 고려는 전혀 작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과거처럼 과시성이 아니라 실용주의 원칙에 따라 비즈니스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고 분야별,업종별 대표성을 배려해 수행 경제인을 최종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동관 대변인도 "과거에는 4대그룹 총수들이 대통령 미국 순방에 무조건 따라갔는데 이번에는 그런게 아니다. '일 있는 사람만 가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수행단이 선정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친기업)' 차원에서 기업들이 각사 상황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수행단 동참 여부를 결정한 것이라는 것이다.

수행 경제인 선정에 관계했던 청와대 관계자는 "과거와는 상황이 바뀌었다"는 한마디 말로 정리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청와대가 경제인들을 비즈니스와 관계없이 과시용으로 대거 참여토록 요청했고, 재계도 최고권력자와의 관계설정을 위해 두말 않고 동행했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철저히 비즈니스 차원에서 사안이 결정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통령 수행에 합류해서 일이 있다면 합류하고 그렇지 않다면 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4대 그룹 총수는 그룹 전체의 핵심인 만큼 굳이 일도 없는데 대통령을 따라갈 필요는 없다"며 "정권이 바뀌면서 가치관도 바뀌었고, 앞으로는 이렇게 계속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최근 '총수들은 열심히 돈 벌어야지, 바쁜 총수들이 굳이 동행할 필요있나'라고 말한 것도 이같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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