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 취임 이후 공식매체에 이 대통령 실명을 거론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노동신문은 1일 '남조선 당국이 반북대결로 얻을 것은 파멸뿐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원 글'을 통해 이 대통령을 '이명박 역도'라고 지칭했다. 또 이명박 정부의 새 대북정책인 '비핵·개방 3000'을 전면 거부한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1월에 창당을 준비하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에 대해 ‘역도’란 표현을 쓴 적은 있다. 당시 북한은 "자기 추종분자들을 모아 새로운 보수신당을 내오려고 분주탕을 피우고 있다"며 "우리 민족은 이회창 역도가 반동보수 세력을 규합해 시대의 전진을 가로막으려고 발악하는데 대해 결코 방관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 이후 3개월 넘게 침묵을 지켜오던 북한이 지난 28일부터 개성공단 남측 인사 철수 요구,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잇따라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이 대통령 당선 전부터 당선 반대를 분명히 했던 북한이 이 대통령의 당선, 취임 당시에 아무 반응이 없다가 취임 3개월만에, 더구나 총선을 8일 앞둔 시점에서 이런 강도높은 비판을 내놓았다는 것 자체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게다가 이날은 미국에서 북핵문제를 전담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이 한국을 방문했다. 북한이 고도의 계산 하에 시점을 맞춰가며 남한과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계산도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북한의 이러한 태도가 그다지 새로운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북한이 의도하는 것이 정책의 변화에 있기 보다는 남쪽에 조바심을 일으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자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문제 한 전문가는 "이전까지는 남쪽이 어떤 정책을 취할 것인가를 지켜본 기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남쪽에 본인들의 입장과 행동을 전달하는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단계"라며 "적어도 남한이 북한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