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의 얼굴과 취향까지 기억하라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08.04.02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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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꿈땀]김현진 한국 파파존스피자 대표

단골의 얼굴과 취향까지 기억하라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것은 단순한 능력의 차이가 아니라 열정의 차이다." 영국의 교육자이자 사회평론가인 토머스 아널드(1795~1842)의 말이다.

최근 국내 피자전문점 시장에서 고공행진을 펼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파파존스의 김현진(55) 대표. 그에게도 성공의 문을 여는 열쇠는 열정과 그에 따른 도전이었다.



#열정

파파존스는 미국의 3대 피자 회사다. 총 20개국에 300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러한 파파존스 미국 본사의 직원이었다. 2003년 7월 사업을 시작한 한국 파파존스에 처음엔 컨설팅 지원과 감독을 담당했다. 그러다 본사의 추천으로 지난해 4월 사장직을 맡게 됐다.



한국 파파존스를 가까이서 지켜봤지만 실전은 아무래도 달랐다. "옆에서 보는 것과 직접 하는 건 천지차이더군요. '이래라, 저래라' 말은 쉬웠죠. 실제로 해보니 쉬운 일이 없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힘든 것이 사람 문제였죠. 기업 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더라고요."

그는 취임 후 직원들에게 열정을 불어넣는 데 가장 공을 들였다.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다. "한동안 귀에 못이 박히도록 열정을 강조했습니다. 깨끗이 미쳐보자는 것이었죠. 변화에 대한 저항이 무엇인지, 왜 안 되는지를 직원들과 얘기했습니다.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된 모습이 보이더군요."

직원들에 대한 동기부여는 작은 결실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6년 2개에 그쳤던 신제품 개발과 등록은 지난해 5개로 늘어났다. 파파존스의 본사가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신제품 개발을 총괄하는데, 한 종류를 개발하는 데만 보통 2개월 정도 걸린다.


관리직 직원들도 서비스 개선에 자발적으로 나섰다. 최근 능률협회의 콜센터 서비스 조사에서는 국내 피자전문점 업체 중 파파존스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



파파존스는 국내 진출 5년 만에 전국에 65개의 매장을 열었다. 매출은 진출 초기보다 무려 37배 이상 늘었다. 외식업계의 전반적 불황속에서 피자전문점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이제는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김 사장은 직원들에게 긴장의 끈을 놓지 말 것을 주문한다.

"평소 '깨진 유리창 이론'을 직원들에게 강조합니다. 직원들의 사소한 실수 하나가 깨진 유리창이 돼 회사의 앞날을 뒤흔들 수 있다는 거죠. 품질도 그렇고 불친절한 서비스도 그렇습니다. 최근 벌어진 이물질 파동을 보면서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죠."

특히 단골 고객의 경우에는 얼굴과 취향까지 기억하도록 친절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파트와 직책의 구별 없이 모든 직원들에게 제품지식과 서비스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매주 시행하고 있다.



매장이 없는 지역의 고객들을 위해 '찾아가는 서비스'도 진행 중이다. “5톤 트럭에 피자 제조 장비를 설치해, 대학축제나 유치원, 중 고등학교, 장애인 보호시설 등을 돌며 피자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200여 곳에서 150만 여명이 이 서비스를 경험했다.

#꿈

김 사장의 꿈은 파파존스를 국내 피자전문점 1위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아직은 갈 길이 멀었다”고 말하면서도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초기 서울 강남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다, 올해부터는 지방에 본격적으로 매장을 열며 도약의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



“지방에는 아직 인지도가 낮아 레스토랑 형태로 매장을 열고 있습니다만, 3~4년 내로 매장 수를 현재의 두 배로 넓힐 계획입니다. 1차 계획이 실현되면 2015년 이후에는 300개 매장을 확보해 업계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김 사장에게 벤치마킹 대상은 스타벅스다. 이 커피전문점의 높은 시장 점유율보다는 회사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하는 기업문화를 따르고 싶어 한다. 특히 커피마스터에 대한 교육시스템은 무척 체계적이라고 김 사장은 강조했다.

직원들 교육을 유난히 강조하는 그에게 개인적인 꿈을 물었다. "회사를 경영하면서 젊은 사람들과 호흡하는 게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은퇴하면 시골 중학교 영어선생님을 하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최근 영어교육을 강조하는 분위기다보니 어쩌면 기회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처럼 붙타는 열정이면 못할 게 뭐가 있을까`하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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