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악재 속 상승한 의미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3.3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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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말 일시적 현상 vs 세계증시 선도

코스피지수가 오늘도 상승했다. 미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사흘 연속 하락했고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낙폭을 확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강한 뒷심을 유감없이 나타냈다.

1699.15에 정규거래를 마쳤던 코스피지수는 동시호가 때 외국인이 차익거래로 1000억원을 추가 매수하면서 종가를 1703.99로 높였다. 이로써 연일 1700대 종가를 유지하고 월말장에서 월최고치를 기록하게 됐다.



장중 외국인의 현·선물 동시 순매도 반전과 프로그램 매도 전환에도 불구하고 낙폭을 1% 이내로 막은 뒤 5일 이동평균선은 물론 60일 이평선까지 회복했기 때문에 저가 매수 심리가 상당히 강해졌음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하이닉스 (157,100원 ▲4,300 +2.81%) 등 반도체 업종이 주도주로 자리잡은 가운데 현대차 (250,500원 ▲4,500 +1.83%)도 사흘 연속 상승하는 등 환율 수혜주가 장세를 이끌었다.



미증시가 지난주초 이후로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거래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S&P500 옵션변동성 지수(VIX)가 상승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주가 하락 공포감이 사라졌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를 신용경색 및 투자은행 부실위험에서 탈피되는 조짐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이날처럼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반전이 나오면 저가매수 심리가 강화되는 상황이 연출됐다.

지기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오늘 프로그램 차익거래 순매도가 3000억원 나왔기 때문에 추가적인 매물 부담은 없을 것"이라면서 "IT 반도체 등 주도주가 있고 그동안 가장 안좋은 모습을 보였던 여행업종까지 바닥을 확인한 모습이기 때문에 장세가 좋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예전 같았으면 미국과 중국 증시 하락이 공포로 다가오면서 투매를 불러일으켰겠지만 시장 심리가 돌아섰고 금융위기 우려감도 어느정도 해소됐기 때문에 주가 하락을 불안하게 보지 않고 저가 매수기회로 삼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주가 하락추세가 끝났다고 해도 당장 상승추세로 돌입하는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신용경색이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고 해도 주가에 이로울 정도로 개선된 것이 아닌 상태에서 경기지표와 실적 호전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주가 상승세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다.



최창하 흥국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주 나오는 미국 ISM 지표와 고용지표가 좋을 수 없고 중순 이후 시작되는 미국 은행권의 1분기 실적 또한 안심할 수 없기 때문에 1740선 상단을 당장 뚫고 올라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현재 주식 매도의 극점을 넘어선 이상 주가 하락이 예전처럼 투매를 불러내지 않고 우량주의 저가 매집 기회로 여겨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억눌린 수급구조가 외국인의 주식순매수 전환으로 해소되면 한국 증시가 가장 탄력이 좋겠지만 저점대비 200p 가까이 지수가 높아진 상태에서 추격매수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국내 경기관련주가 어닝서프라이즈를 내더라도 어느정도 주가에 반영된 상태에서는 실물과 금융간의 시간적 괴리를 해소할 시간, 즉 기간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중장기적으로 주가 상승국면 돌입이 시장 컨센서스라고 해도 연고점을 넘는 일방적인 주가 상승세가 전개될 것인지 아니면 1600대에서 다시 한번 바닥을 다질 것인지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2월 산업생산이 -1.2%로 2개월 연속 감소한 일본의 닛케이 및 토픽스 지수가 2% 넘게 하락했고 중국 증시가 또 다시 3% 넘게 떨어졌는데 한국 증시만 상승했다.
분기말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미증시 상승 반전을 예상한 선도적인 현상인지 조만간 결론이 나게 될 일이다.
0.13% 상승한 코스피지수와 0.68% 하락한 선물 중 어느 쪽이 맞는 방향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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