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유통주 쇼크…어디까지 주저앉나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안정준 기자 2008.03.2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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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폭탄에 수급악화 '급락'…"3000도 장담 못해" 전망도

중국 언론들은 27일 큰폭의 폭락장세를 보인 상하이증시에 대해 ' 비유통주 쇼크'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중국 국영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비유통주가 대거 유통주로 전환돼 출회되면서 증시가 지지선 없이 급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상하이증시 지수는 하루에만 5.4% 폭락하며 단숨에 3500을 깨고 3400선마저 위협했다. 이제 3000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비유통주 얼마나 해제되나
중국 금융당국은 규모가 큰 국영기업 상장시 우려되는 증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발행주식의 상당부분을 비유통주로 지정하고 일정기간 유통시장 거래를 금지(보호예수)하고 있다.



그런데 거래가 묶인 주식들이 정해진 보호예수 기간이 지나자 유통주 전환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상하이증시에서 오는 4월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비유통주가 1560억 위안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호예수가 해제되는 기업은 136개이며 주식수로는 62억7000만주 가량이다. 지난 2~3월 두달 동안에는 3800억 위안 상당의 주식이 유통주로 전환됐다.

신화통신은 5월에는 2046억 위안 규모의 비유통주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올들어 매월 적게는 1500억위안에서 많게는 2000억위안 규모의 주식이 시장에 풀렸거나 대기중인 셈이다. 2000억위안은 한화로 25조원이 넘는 규모다.

올해 유통주로 전환되는 주식은 3조111억위안으로 작년보다 30.3% 늘어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비유통주가 장기적으로 중국 증시를 위협하는 가장 큰 변수라고 꼽고 있다. 2009년과 2010년에는 올해보다 훨씬 많은 7조~8조위안 규모가 유통주로 전환돼 출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2005년 중국 금융당국은 상장기업 총주식의 70%에 해당하는 비유통주를 단계적으로 시장에 풀기로 결정하는 주식개혁을 단행했다.

◇비유통주 충격 얼마나 클까
궈진증권의 천둥 애널리스트는 "비유통주 물량이 올 초 한꺼번에 풀리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며 "특히 5% 미만의 비유통주를 소유했던 주주들이 기다렸다는 듯 한꺼번에 매도에 나서며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유통주의 유통주 전환은 지난해에도 진행됐다. 그런데 소음이 거의 일지 않았다. 이는 급등세를 지속한 증시 영향이 크다.

증시가 상승할 때 유통물량은 과열을 잠재워 버블을 막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지금처럼 주가가 급락할 때 풀리는 비유통주는 수급 악화를 가져와 급락을 부채질한다. 풀리는 주식의 규모가 워낙 커 심리적인 부담은 훨씬 클 수 밖에 없다.

유통주로 쏟아지는 주식이 하루하루 늘어나는 것을 아는 투자자들은 '소나기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주식투자를 멀리하게된다. 공급이 수급을 압도하는 수급 공백이 불가피한 것이다.

상하이증시를 대표하는 블루칩인 차이나퍼시픽이 전날 공모가를 이탈하고 이날 세계적 철강업체인 바오산철강이 하한가를 기록한 것은 이처럼 수급이 깨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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