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남성복, '점잖음'을 버렸다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2008.03.2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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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가을/겨울 서울컬렉션에 나타난 남성복 트렌드

[패션+]남성복, '점잖음'을 버렸다


'여성·중성지향적', '어두운 귀족주의', '겨울의 산악인.' '2008 가을/겨울 시즌 서울컬렉션'에서 나타난 남성복 경향이다.

이번 서울컬렉션에서 남성복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과도하거나 거친 외관이 줄어든 대신, 고급스러운 광택이나 컴팩트한 소재를 기본으로 절제된 볼륨감을 보여주는 모더니즘이 대세를 이뤘다.



특히 지난 1~2월 해외 남성컬렉션에서 떠올랐던 '인간의 원초적인 바디 실루엣', '여성이나 중성적인 소년'을 지향하는 가녀리고 중성적인 슬림 실루엣과 여성의 아이템을 응용하는 모습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최근 젊은 남성들이 '수트'로 대변되는 '점잖음' 대신 노출 또는 슬림한 실루엣 등을 선호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됐다.



패션플러스의 트렌드연구소인 인터패션플래닝의 장영선 연구원은 "이번 서울컬렉션의 남성복에서도 중성적·여성적에 대한 선호가 그대로 나타났다"며 "슬림한 수트를 기본으로 가을/겨울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여린 목 라인과 팔, 어깨, 발목이 드러나는 아이템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예컨대 김서룡 디자이너의 작품은 미소년에게 느껴지는 샤프한 감성을 중성적인 이미지로 표현했다. 울 실크, 소프트한 니트를 사용해 롱셔츠, 롱재킷, 원피스 튜닉 등 여성감성의 아이템을 스키니 팬츠와 함께 섞었다.

또 박종철 디자이너는 팔과 배 부분의 구조적인 커팅과 슬림한 핏의 수트로 살을 노출하는 미소년 감성을 제안했다.


중성지향과 함께 나타난 추세는 다소 어두운 귀족주의였다. 손성근 디자이너는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에서 모티브를 얻은 화려하고 넓은 주름장식(러플)을 대거 사용했다.

[패션+]남성복, '점잖음'을 버렸다
아울러 해외 컬렉션에서도 부각된 테마로 겨울의 산을 타고 오르는 산악인이나 목동들에게서 영감을 받은 하이랜더의 윈터룩이 새로운 캐주얼 룩으로 등장했다.



장광효 디자이너는 티벳의 설산을 배경으로 미니멀한 수트와 복고풍의 빈티지를 혼합한 아이템으로 눈길을 끌었다. 소박한 울 재킷에 옷깃 부분을 새틴으로 매치했고, 풍성한 목도리와 동양품의 허리장식, 랩스타일(몸에 두르는 형태)의 니트 가디건을 슬림한 블레이저코트와 조화를 이루게 했다.

최범석 디자이너는 양치기 소년 '너즐리'의 스토리를 상상했다. 스트라이프 니트에 부드러운 털 장식의 후드, 목도리에 모자 등을 이용해 발랄하면서도 뭔가 보여주고 싶어하는 소년의 이미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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