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통화옵션 무분별 판매 자제"

더벨 이승우 기자 2008.03.2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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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성향 높아 거액 손실 발생 가능성"

이 기사는 03월27일(10:3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환율 급변동으로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팔았던 통화옵션 상품의 부작용이 커지자 금융감독당국이 관련 상품 판매를 자제하라고 은행들에게 경고했다.



27일 머니투데이가 만드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이 입수한 '은행 장외파생상품 거래 관련 유의 사항 통보' 문서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환율 변동에 대비한 헤지 목적의 복합 파생상품 판매 경쟁을 지양하라"고 은행들에게 통보했다.

이 문서에는 "대고객 통화옵션 거래는 환율 급변동시 헤지가 되지 않는 등 투기 성향이 높은 거래로 향후 거액 손실 발생시 이에 따른 민원 증가가 우려된다"고 설명돼 있다.



또 "고객의 손실이 일정 수준에서 제한될 수 있도록 약관을 변경하거나 신상품 개발시 자체 심사 및 사전 리스크를 강화하는 등 적절한 보완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 공문은 금감원이 작성해 지난 25일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 국내 지점에 동시 발송됐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개별 금융기관들이 통화옵션 상품의 위험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 및 지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시장이 급변하고 있는데다 감독 당국의 이같은 경고에 은행들의 옵션 상품 판매는 사실상 중단되고 있다.


금감원이 판매 자제를 권고한 상품은 중소기업들이 주로 이용한 통화옵션으로 대부분 KIKO(Knock-In·Knock-Out)구조로 짜여 있다. KIKO 구조란 일정 범위(레인지)에서 환율이 움직일 경우 유리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으나 일정 범위를 벗어날 경우 불리한 환율에 외화를 팔아야 해 손실이 커질 수 있는 상품이다. 가입 비용이 없다(Zero-Cost)는 이점이 있어 기업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상품이다.

환율 하락에 맞춰진 이 상품은 최근 환율이 급등하자 손실이 점차 커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몇 년동안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팔았던 대부분의 KIKO옵션이 손실이 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대기업 뿐 아니라 많은 중소기업들이 이 상품과 관련된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최근 환율 급변동으로 기업들의 손실이 급증하고 있고 또 향후 손실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자 보호 차원의 조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들이 각 기업들에게 적합한 상품을 권유하는지 또 위험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고 있는지 점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한해 국내 소재 외국환은행들은 326조6146억원(계약금액 기준)어치의 통화 옵션 거래를 했다. 대고객 거래와 은행간 거래가 포함된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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