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조선사 원자재 수급 '비상'

더벨 이현중 기자 2008.03.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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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Report]가격협상력 열위..빠르면 내년 원자재발 쇼크 우려

이 기사는 03월26일(14:3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중소형 조선사의 원자재 수급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있다. 전세계 조선업 호황으로 주요 원자재인 조선용 후판의 공급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국내 철강업체의 설비증설 효과도 2010년 이후에나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일부 중소형 조선사는 후판 공급업체와의 가격 협상력이 대형사보다는 떨어져 빠르면 내년부터 원자재 확보가 시급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또 원활한 원자재 확보가 어려울 경우 선박인도 기일을 맞추기 힘들 수도 있어 수익성 악화의 후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후판가 고공행진..절대공급 부족



조선업체의 주요 원자재인 조선용 후판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철강의 원자재인 철광석 및 유연탄 가격이 급등한데다 세계 조선 시황이 호황을 구가하며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국내 중소형 조선사의 신.증설이 잇따르면서 수요량에 비해 공급량은 크게 부족해졌다.
↑출처:한신정평가↑출처:한신정평가


한신정평가가 지난 25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의 원가에서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55% 수준으로 이 가운데 후판 비용은 30% 내외로 매출원가에서 약 15%를 차지한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할때는 13%정도로 엔진 등 여타 부속품까지 고려하면 그 비중은 더 높아진다.

업계에서는 후판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1.3%p의 매출원가가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같은 후판가격 상승은 중국 정부가 자원성 제품의 수출을 억제하는 정책을 추진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철강재 수출에 수출세를 부과하고 있어 국내 조선사의 후판 확보처가 한국, 일본, 중국에 한정된 상황에서 비용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남해안 조선벨트..원자재發 쇼크오나



후판 가격 상승이 조선사 영업이익에 영향을 줬지만 신조선가 상승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대형사의 경우 3~4년치 수주를 확보했고 높은 기술력 등을 배경으로 선주들과 신조선가 협상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전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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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신정평가↑출처:한신정평가
하지만 문제는 중소형사들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후판 공급업체들이 타이트한 수급상황에 대응, 설비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그 효과는 2010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여 원재료 확보가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됐다.

한신정평가 정성훈 연구원은 "철강회사 후판공급에 비해 조선사의 수요가 월등히 많아 중소형 조선사의 철강회사에 대한 후방교섭력은 약할 수 밖에 없어 후판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선박은 수주계약을 체결한 뒤 2~3년 여가 지나야 본격적인 건조에 들어가고 공정이 40~80% 수준 정도까지 원재료가 집중적으로 투입된다. 지난 2007년에 이후 늘어난 중소형사 수주는 빠르면 내년 즈음 원재료 확보가 최대 문제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기업평가 정상훈 연구원도 "후판 가격 뿐 아니라 인건비 및 기자재 값도 많이 올라 납입기일을 맞추지 못하는 조선사들도 나올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기한 지체에 따른 연체 뿐 아니라 수익성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남해안 일대에는 대한조선,C&중공업,SPP조선,성동조선해양 등 20여개 업체가 조선소 신설 및 증설에 나서 후판 공급 부족을 더 심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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