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외환위기 주범' 핫머니,中으로 가고 있다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2008.03.2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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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외환보유액 순증액, 전년치 크게 상회할 듯

10년 전 아시아 외환위기의 주범이었던 핫머니가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최근 중국 증시가 급등락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핫머니와 무관치않은 것으로 진단된다. 특히 중국이 안정된 채권시장을 조성하지 않은채 계속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결국 핫머니를 부를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 중국의 2월 외환보유액이 1조7000억달러로 늘었을 것으로 전망되는데 순증액 570억달러 중 300억달러의 출처가 분명치 않다고 보도했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재무학 교수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 모두를 핫머니라고 볼 수는 없지만 현재 정황상 핫머니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만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 가디언지도 "중국의 2월 외환보유액이 573억달러 늘어난 1조647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2월 외환보유액 증가분은 무역수지 흑자와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액보다 세배 이상 많은 것이어서 투기자본의 중국 유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영언론인 신화통신도 전날 "중국 상하이A증시가 외부에서 유입된 투기자금의 유입으로 요동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핫머니의 진원지는 미국으로 지목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해 9월 이후 총 여섯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3%포인트 인하, 4년래 최저수준인 2.25%로 낮췄다. 반면 중국은 지난해 여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해 현재 1년 만기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는 7.47%와 4.14%까지 올랐다.

블룸버그의 윌리엄 페섹은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하로 유동성 확충이 쉬워진 투기세력의 목적지는 아시아가 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은 경제성장이나 위안화 절상 추세 등 투자 매력이 매우 높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븐 그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중국 은행들의 외환대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중국 외환보유액 순증액이 크게 늘어난 것 역시 이와 관련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1월 616억달러 증가해 전년 증가액을 크게 웃돌았다.

그린은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1월 외환보유액 증가액이 미국의 같은달 경상계정 적자액과 거의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8월 올림픽을 앞두고 물가와 핫머니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부담을 느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원자바오 총리가 전인대 연설에서 긴축에 대한 의지를 강조한 만큼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채권 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되는 금리 인상은 중국 자산의 매력도를 높여 핫머니의 유입을 부채질할 뿐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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