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C 홍보동영상 속에서 맑고 수줍은 목소리로 '돈 버는 게 좋다'고 말하는 수녀. 그는 조진원 사회복지법인위캔, 위캔센터 대표다.
위캔의 이력도 그 못지 않게 독특하다. 샬트로 성바오로 수녀회에서 출연한 위캔은 중증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다. 이곳 장애인 중 40명이 일을 해 자립하기 위해 쿠키를 굽기 시작했다.
결국 '완벽한 품질'에 승부를 걸어야 했다. 위캔은 전문업체인 윈제과(대표 김혜덕)로부터 쿠키 레시피 등 생산 공정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받았다. 기업재단, 지자체 기금을 구해 첨단 위생설비와 쿠키제조설비까지 생산시스템을 갖췄다.
품질에 자신을 얻은 조 대표는 거리로 나섰다. 수녀복을 입은 채. 새벽엔 성당과 교회를 돌며 쿠키를 팔았다. 때론 길거리에서 차를 모는 운전자들한테 쿠키를 내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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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음을 많이 타서 지금도 언론 인터뷰를 할 때마다 곤욕스럽다는 그가 어떻게 영업할 용기를 냈을까. 그러나 "저희 친구들(장애우 직원)을 생각하면 저도 모르게 용기가 났다"고 그는 말했다.
"사업을 키워 사랑하는 저희 친구들에게 더 많은 월급을 주고 그들이 당당한 사회인으로 일어서려면 우리 제품으로 돈을 벌고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05년에 5억110여만원이던 매출은 2006년엔 5억8000여만원, 지난해엔 6억5000여만원으로 늘었다. 연 평균 13%대의 성장률이다. 유기농매장 '올가', 롯데마트 등 판매처도 늘었다.
그런데도 재정은 아직 적자. 연 매출이 7억원 이상 나와야 적자 없이 경영할 수 있다. 그래서 오전 9시, 아침모임 때마다 조 대표와 직원들은 외친다. "위캔 10억, 10억, 파이팅!"
하지만 조 대표는 수익에만 목 매달지는 않는다. “더 많은 수익을 내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장애인 친구들을 고용하는 것이 위캔의 목적”이기 때문이란다. 위캔엔 장애인을 위한 직업재활사, 사회복지사 등 15명의 전문인력들이 근무하고 있다.
‘치료공동체’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치료공동체를 통해 위캔은 장애인들에게 사회성을 가르쳐 자신감을 심어주고 공동체 안에서 지켜야 할 예절을 알려준다.
조 대표는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행복을 굽는 수녀'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위캔 같이 좋은 일하면서 돈도 버는 사회적 기업이 많아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일할 것"이라고 그는 확신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