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가 있는 서울 구산동 한 골목 귀퉁이. 언뜻 보아도 족히 수십년은 되어 보이는 단출한 단층 주택이었다.
통상 출마 회견이 국회나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견 장소를 자택으로 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 이 의원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설명과 달리 이 의원이 자신의 집에서 출마 회견을 연 것은 총선 경쟁자인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를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대표에 큰 차이로 밀리고 있다.
이어진 문답 과정에서는 질문 내용과는 무관한 자신의 '서민성'을 유독 강조했다.
그는 노후한 집을 거론하며 "이게 내 집인데 1984년부터 살았으니 30년이 다 돼간다. 최근 주민들이 내가 부촌인 평창동으로 이사가서 이 집에서 볼 수 없다고 하는데 선거때마다 이런 유언비어가 돈다. 이게 선거의 현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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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하루는 기가 막혀서 평창동 얘기를 한 사람을 집으로 들여 방마다 문을 열고 '이게 내 집'이라고 했다"며 "여기에 있는 조그만 방이 내 두 딸이 쓰던 방인데 시집가고 나서야 내가 이 방을 쓴다. 60평생에 처음으로 내 방을 가진 것"이라고도 했다.
심지어 천장 한 귀퉁이를 가리키며 "여기에 비가 세는데 해마다 기와를 갈아도 비가 센다. 내가 갖고 있는 재산이 이 집이 전부다"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맥락상 지역 연고가 없는데다 '자산가'이기도 한 문 대표의 '부자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자신의 검소함을 두드러지게 강조한 셈이다.
다분히 지역 민심의 물꼬를 돌리기 위한 의식적인 선거 전략으로 읽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