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춘號' 1년 맞은 우리은행 '봄바람'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8.03.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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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스피드경영'으로 IB, 해외진출, 카드사업 두각

'박해춘號' 1년 맞은 우리은행 '봄바람'


박해춘 우리은행장(사진)이 26일로 취임 1년을 맞는다.

"총자산 219조원, 당기순이익 1조8000억원, 연체율 사상 최저(0.56%), 퇴직연금 점유율 1위, 우리V카드 최단기간 200만 회원확보…." 지난 1년간 우리은행의 주요 경영지표는 이처럼 크게 개선됐다.

우리은행 내부에선 "공적자금 투입기관이라는 한계를 벗고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사풍이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우선한다. 박 행장 특유의 뚝심과 선제적인 시장전략이 전체 사업 분위기를 바꿔놓고 있다는 것이다.



취약사업으로 꼽혔던 신용카드 부문은 경쟁 은행들에 경계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급성장했고, 투자은행(IB) 사업 및 해외진출에서도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박해춘 효과'가 돋보인 것은 신용카드 부문. 지난 2006년말 5%대 후반에 불과하던 우리은행의 카드시장 점유율(M/S)은 지난해 12월말 7.4%대로 높아졌다. 지난해 카드시장 경쟁이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했다는 점에서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점유율 상승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우리V카드'다. 박 행장이 부임 첫 작품으로 내놨는데, 실질 혜택이 많고 '신용카드+체크카드'라는 개념의 첫 상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카드상품 가운데 역대 최단 기간인 9개월만에 200만좌를 돌파한 히트작으로, 경쟁 카드사 직원까지 발급받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공적자금 투입기관이라는 입장 때문에 각종 마케팅을 제약이 컸고, 사업 담당자들도 스스로 한계를 두곤 했다"며 "하지만 박 행장이 직접 카드상품 설계나 마케팅에 참여하고 있는데다 V카드의 성공으로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최근 카드사업본부는 마케팅부를 신설,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고 제휴가맹점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IB사업도 성장세가 놀랍다. 지난해 단군 이래 최대 프로젝트로 불리는 28조원 규모의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의 금융 주간사로 선정됐다. 러시아 사할린, 키르키즈스탄 등지에서 자원개발과 연계한 SOC사업 프로젝트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박 행장은 은행의 신동력으로 IB사업을 꼽고, 아낌없는 투자로 시장공략에 나서 달라고 독려해왔다. 우리은행은 올해 IB부문에서만 1조원의 순익을 올릴 계획이며, 이는 지난해 우리은행이 거둔 전체 순이익(1조8000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우리은행이 공을 들이는 곳은 다양한 SOC 개발사업이 추진되는 키르기즈스탄, 두바이 등이다.

우리은행은 IB 조직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행내 공모와 함께 해외 경영학석사(MBA) 출신 외부인력 수혈에도 착수했고, 오는 2010년까지 IB인력을 500명 수준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상품개발, 인수투자, 프로젝트금융, SOC전문가 등을 모집중이다.

우리은행의 경영전략·마케팅·상품설계·홍보라인 등의 움직임도 몰라 보게 빨라졌다는 평가다. '선제·스피드경영'을 강조하는 박 행장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올들어 중소기업 경영여건 악화가 관심사로 부상하자 곧바로 중소기업에 대한 6조원 지원계획을 마련한 것을 비롯해, 각종 사회적 이슈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들도 곧바로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쟁이 화두로 부상하자 해외 진출을 통한 네트워크 확충에 착수한 것도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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