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 왜곡된 여성관이 잔혹 범행 동기

류철호 기자 2008.03.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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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본부, 검찰에 사건 송치

'안양 초등생 유괴.살해사건'을 수사해 온 경기 안양경찰서는 25일 오전 10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이날 사건 지휘 관청인 수원지검에 정모(39)씨의 신병과 수사기록, 증거물 등을 모두 넘겼다.

이날 박종환 수사본부장(안양경찰서장)은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피의자 정씨의 왜곡된 여성관이 이번 사건의 동기가 됐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이어 "부모가 이혼한 뒤 계모 슬하에서 비정상적이고 외로운 유년시절을 보낸 정씨가 마음에 뒀던 여성들에게 잇따라 실연을 당하면서 여성들에 대한 멸시와 증오가 싹튼 것으로 보인다"며 "남들에게 무시당하고 있다는 자괴감이 끔찍한 범행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정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해 12월25일 술을 마시고 본드를 흡입한 뒤 환각상태에서 만난 이혜진(10).우예슬(8)양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으로 착각, 이양 등을 집으로 끌고 가 성추행한 뒤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경찰은 정씨가 이양 등을 끌고 간 과정과 사체 훼손 및 유기 과정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조사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특히 경찰은 정씨가 지난 2004년 군포에서 노래방도우미 A(50대)씨를 살해했다고 자백한 것과 관련, 범행을 입증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한 채 수사를 종결했다.

박 본부장은 "최선을 다했지만 수사기간이 열흘 밖에 되지 않아 모든 의혹을 시원하게 밝혀내지 못했다"며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후에도 공범 여부와 정씨의 여죄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24일 오전 8시께 경기 시흥시 군자천 8교 부근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토막사체는 예슬양의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이에 대해 수사본부 관계자는 "(토막사체가 예슬양인지 여부 등)정확한 결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감식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지만 1차 감식 결과, 토막사체 치열이 예슬양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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