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비례도 '친이' 천하, 호남 배려 '눈길'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3.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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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가능권에 李측근 대거포함… 호남 朴측근 이정현 등 7명

24일 발표된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의 가장 큰 특징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 상위 순번에 대거 포함됐다는 점이다.

현재의 정당 지지율(50%) 기준으로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당선 가능권은 전체 의석(54석) 중 절반인 27석.

비례대표 공천 뚜껑이 열린 결과 27번 이내에 이 대통령의 서울시 인맥과 대선 당시 선거 캠프의 지도급 인사, 정책 참모들이 상당수 이름을 올렸다.



우선 대선 과정에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배은희 리젠바이오텍 대표가 비례대표 3번을 배정받았다. 서울시 인맥으로는 이춘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임동규 전 서울시의회 의장이 각각 18번과 20번에 공천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법무행정분과위원이었던 이달곤 서울대 교수와 이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조언했던 나성린 한양대 교수도 각각 10번과 12번에 배정됐다.



이밖에 김금래(11번) 전 대통령당선자 비서실 여성팀장, 조문환(14번) 고신대 의대 외래교수, 정옥임(19번) 선문대 교수, 이두아(23번) 변호사, 김성동(24번) 여의도연구소 정책자문위원, 이상철(26번) 전 월간조선 대표 등 이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이 대거 공천을 받았다.

정 교수와 김 위원은 각각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다 탈락했으니 비례대표로 구제를 받은 케이스가 됐다. 역시 지역구에서 고배를 마셨던 '친이' 성향의 정진석 의원의 경우 비례대표 8번에 낙점돼 현역의원으로는 유일하게 비례대표로 의정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에 반해 박근혜 전 대표측 인사로는 경선 당시 캠프 대변인을 지낸 이정현(22번) 공보특보가 당선 가능권에 유일하게 포함됐다. 이 특보는 박 전 대표측 인사에다 당내 대표적인 호남 인사라는 점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의 또다른 특징은 당내 취약지인 호남과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영남 중심의 지역정당, 부자정당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한 전략적 공천의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비례대표 1번에는 '부스러기사랑나누기'의 강명순 대표가 공천됐고, 한빛복지협회 임두성 회장이 2번에 낙점됐다. 또 장애인을 대표해 이정선 한국장애인복지포럼 대표를 5번에 배정했다.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은 "국민화합과 사회대통합을 위해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서 헌신해 온 인사들을 상위순번에 배정해 한나라당의 서민복지, 따뜻한 복지 실현을 위한 정책의지를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비례대표 30번 이내에 김장수(6번) 전 국방장관, 박재순(28번) 한나라당 전남도당위원장 등 호남 지역 인사 7명을 배정하는 파격도 선보였다. 조 대변인은 "호남에 대한 한나라당의 애정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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