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채권, 아직도 물로 보입니까?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03.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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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채권 수익률이 연 20%에 육박하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금리 인하, 환율 급등이 맞물리며 과거 주식형펀드에 못지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9일 JP모건의 글로벌채권지수(GBI)의 1년 수익률은 19.99%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싱가포르, 체코, 헝가리,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9개국 국채수익률로 구성된다.



즉, 한국과 브릭스 등 이머징마켓 채권에 분산투자했다면 연간 2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2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실제로 이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템플턴글로벌채권-자(E)' 펀드의 1년 수익률은 12.76%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의 두 배가 넘는다.

작년말 '서브프라임 충격' 이후 신용경색 등 글로벌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해외채권펀드는 급부상하기 시작했다. △증시 변동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현상 심화 △금리인하 △달러 약세와 원화 약세 등이 수익률 상승의 주요인이다.



특히 달러 약세는 채권투자의 중요 포인트로 떠올랐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이머징통화 대비 달러 약세 현상으로 채권투자자는 안전하게 환차익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헐값인 달러보다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이중으로 환차익을 얻게 됐다.

21일 기준 JP모건 글로벌채권지수 1년 수익률은 환헷지를 한 경우 6.40%였지만 환율에 노출된 경우 19.08%로 급상승한다. 즉, 글로벌채권에 투자시 환차익으로만 지난 1년간 12%p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는 계산이다.

프랭클린템플턴의 글로벌채권펀드 매니저 마이클 하센탑(Michael Hasenstab)은 최근 "통화가치와 금리변동, 적절한 유가증권 선택이 펀드 수익을 좌우하지만 특히 최근에는 통화자산의 수익성 향상이 더욱 두드러진다"며 "몇년간 달러화 비중을 제로에 가깝게 줄였던 것이 펀드실적이 우수했던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 달러화는 여전히 취약한 상태이며 미국은 다른 선진경제와 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며 "통화가치 상승 등을 적극적으로 펀드 수익률 확보에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해외펀드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파이낸셜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채권형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190억달러로 전년 대비 두 배 규모로 증가했다. 자산규모 역시 840억 달러로 최근 2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약 100여개의 글로벌채권형펀드 가운데 25%가 최근 2년 사이 설정됐으며 향후 상장지수 해외채권형 펀드(ETF)들이 신규 출시될 전망이다.

프랭클린템플턴 자산운용은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국가의 채권에 투자해 거시경제 관점에서 통화, 금리, 국가신용도 등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글로벌 주식과 상관관계가 0.09에 불과해 증시 변동성이 높은 현재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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