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 고수익 비결은 '옵션'

더벨 현상경 기자 2008.03.2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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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거 차익실현 예정..바이백옵션ㆍ풋옵션등 다양한 활용

이 기사는 03월23일(16:0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발빠른 투자집행으로 유명한 군인공제회가 대대적인 차익 실현을 앞두고 있다.



투자후 3년이 지난 기업들 가운데 한국캐피탈 (576원 ▲1 +0.17%), 칸서스자산운용 등 금융회사 지분은 매각작업을 추진중이다. 해태제과, 진로, 성동조선해양 등 제조업체 지분은 IPO를 통한 원리금 회수가 예정돼있다.

군인공제회의 차익실현 배경에는 두 가지 요인이 개입해 있다.



우선 금융회사는 올해가 지분매각을 통해 고수익을 거둘 절호의 시기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성장동력을 금융업에서 찾으려는 기업들이 증권사, 자산운용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살 사람들이 넘쳐나는 지금이야말로 최고가격을 부를 수 있는 기회라는 것.

또 하나는 군인공제회가 이들 기업에 투자하며 체결했던 각종 옵션 조항들이 행사될 시기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는 점이다.

즉 최소수익을 보장해주는 바이백(Buy Back)조건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이제 옵션을 통해 원리금을 회수할지, 아니면 M&A나 IPO를 통해 더 큰 수익을 기대할지 판단할 때가 됐다는 얘기다.
군인공제회 고수익 비결은 '옵션'


우선 한일시멘트 (14,270원 ▲100 +0.71%)가 입질하고 있는 칸서스자산운용의 사례.


2004년 5월 40억원을 투입해 칸서스자산운용 최대주주(지분율 40%)가 된 군인공제회는 2대주주인 한일시멘트(29%)와 미리 바이백조건을 맺어 놓은 게 있다.

투자일로부터 3년이 지난후 5년 동안 지분40%가운데 22%에 대해 콜옵션(10%) 또는 풋옵션(8%) 행사가 가능하다. 여기에 이익 발생에 따른 배당은 별도로 책정돼 있다. 이미 군인공제회는 2007년 10억원의 배당금을 받아간 바 있다.



달리 말해 공제회로서는 2007년 5월부터 원금 일부를 회수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동안 기회를 지켜보다가 자산운용사 몸값이 '금값'이 된 작년부터 지분매각을 검토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공제회측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된 것은 아니다"면서도 "가격만 적정하다면 팔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국캐피탈에 200여억원을 투입, 15배 수익을 기대하는 공제회로서는 리스사보다 인기가 많은 자산운용사 지분을 싸게 내놓을 리 없다는 예상이 많다.



연내 상장을 추진하는 해태제과나 진로도 마찬가지. 2005년 700억원을 투입해 지분 27.1%(상환전환우선주 56만7000주)를 보유한 공제회는 상장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투자후 7년간 원금과 연11%의 수익을 풋옵션으로 챙겨갈 수 있다.

결국 공제회는 연내 상장될 해태제과의 공모가 수준을 지켜보면서 '2011년까지 연11%의 수익'과 'IPO를 통한 상장차익' 가운데 큰 부분을 선택하는 '행복한 고민'만 하면 된다.

이 같은 옵션조항은 단순 재무적투자자(FI)로서 기업지분 일부를 사들일때도 예외없이 적용되곤 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500억원을 들여 웅진홀딩스로부터 극동건설 지분 7.4%를 살때도 이를 활용했다.



투자시점 2년후부터 3년간 지분 7.4%중 절반에 대해 콜옵션 연12%, 3년후부터 2년간 지분 7.4%전부에 대해 풋옵션 연 8.2%를 체결해 놓은 것.

즉 공제회는 3년이 지나 극동건설 지분을 처분할 방법이 없으면 다시 웅진홀딩스에 연8%대 복리이자를 받고 되팔면 된다는 얘기다.

물론 일각에서는 군인공제회의 이런 투자 구조에 대해 볼멘소리를 내놓기도 한다. 지나칠 정도로 빡빡한 옵션조항을 제시하다보니 피투자기업들의 재무부담이 너무 커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공제회는 "옵션조항은 투자위험에 대한 적절한 보상일 뿐이며 피투자기업의 동의하에 계약이 체결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어쨌든 시장관계자들은 이 같은 옵션조항의 활용이야말로 군인공제회가 시장상황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고수익을 내는 비결로 보고 있다.

한국캐피탈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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