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 "20년만의 매수기회 vs 아직 멀었다"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3.21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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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애널리스트 공방

"금융위기는 끝났다. 금융주를 사라"
"이제 시작이다, 멀찌감치 피해라"

JP모간의 베어스턴스 인수와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거의 무제한 유동성 공급으로 신용위기가 한고비를 넘기는 모습을 보이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시장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펄크 지젤의 애널리스트 딕 보브는 2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위기는 최고의 낙관론자 마저 두려움을 느낄때 정점에 달한다"며 금융위기는 끝났다는 과감한 전망을 내놓았다.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때 정부와 기업들은 (성공하든 실패하든)강력한 처방에 동참하게 되며 베어스턴스의 합병조치가 바로 그같은 신호라고 보브는 설명했다.



보브는 "연준의 조치는 문제의 핵심에 접근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고 극적이었으며 명석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금리인하와 더불어 금융회사에 대한 직접적인 자금지원은 금융회사들의 수익을 개선시킬 것"이라며 많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추가 부실상각과 주택가격 하락을 우려하고 있지만 지금이 20년만에 가장 싼값으로 금융주를 살 때라고 추천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가격으로 금융주를 살수 있었던 시기는 20년전인 1990년이었다"며 지금이 한세대에 한번 올까말까한 기회이며 다음 기회는 또 20년 있어야 올 것이라고 밝혔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래리 캔터 리서치팀장도 낙관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시장 유동성을 회복하고 금융시장을 제대로 작동시키기 위한 정부의 성공적인 조치들은 이전의 부양책과 더불어 하반기 미국경제를 완만하게 회복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정부정책이 금융시장 질서를 어느정도 회복시킬수 있겠지만 은행과 증권사들의 손실규모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경감시키는데는 한계가 있다"며 보브에 비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씨티그룹은 정반대 견해를 표명했다. 씨티그룹의 국제 주식 전략팀은 1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제 금융시장의 대출회수(de-leverage)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차입규모가 높은 금융회사와 국가를 피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지펀드나 프라이빗 에쿼티 보다는 일반 상장시장을, 선진시장보다는 개도국시장에 관심을 갖는것이 바람직하다는 의미이다.

로버트 버크랜드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여전히 금융기관들의 레버리지 수준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1998년 금융위기 당시 유럽은행들의 자본금 대비 차입금 비율이 26배였던 반면 최근에는 40배까지 높아진 상태라는 지적이다.


"금융회사들은 여전히 갈길이 멀다"며 투자자들은 차입비중이 낮아질때까지 금융주를 피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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