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전화 주세요, 제가 받습니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03.21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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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래 "전화 주세요, 제가 받습니다"


노웅래 통합민주당 의원(서울 마포갑)은 늘 휴대전화를 직접 받는다. 비서가 대신 받아 "지금 통화가 어려우시다"고 말하는 경우가 없다. 그의 명함에도 휴대전화번호가 있다. 정치인치곤 드문 일이다.

소탈한 성격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엔 그가 지향하는 '생활 정치'의 철학이 담겨 있다. "만나기 어렵고 통화하기 어려운 국회의원이 아니라 마포구민과 국민의 일꾼으로 다가가고 싶은 겁니다. 선거용 명함에도 물론 휴대전화 번호가 있죠".



노 의원의 '핫라인'으로 하루에 수백통 전화가 걸려온다. 명함에 적힌 번호를 보고 직접 전화하는 지역 주민도 상당수다. "당선되면 지역은 외면하고 여의도 정치에만 신경쓰는 의원들이 많아요. 지역구를 중앙정치 진출의 발판으로 여겨서는 곤란하지요".

마포는 최근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지역이지만 주민들의 생활 불편은 여전하다. 녹지 부족, 낙후된 재래시장, 재개발에서 원주민들의 소외 문제 등이 당면한 현안이다.



노 의원이 꺼내든 수첩엔 각종 공약이 빼곡하다. 재개발 이후 원주민 재정착 지원, 장애우 장기요양보험 수혜, 2012년 울산으로 이전하는 산업인력공단 부지에 우수고교 유치….

지난 4년 발로 뛰어 얻은 '생활 정치'의 결과이자 목표란 점에서 노 의원이 자부심을 갖는 부분이다. 노 의원은 합리적이다. 좀처럼 흥분하는 법이 없고 어느 한 쪽에 쏠리지 않는다. 기자(MBC) 출신이란 점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평가도 그랬다. '오만한 정부' '견제 세력'이란 단어를 앞세우는 여느 야당 의원과 다르다. "일단 대통령을 뽑았으니 일할 수 있게 만들어줘야죠"라고 한다.


그러나 우려는 남아 있다. 견제세력이 필요한 이유도 조목조목 든다. "참여정부가 임명한 공공기관장 물러나라고 하는 것, 오만해요. 지난 정부 코드인사가 문제였다면 이번엔 그렇지 않도록 개선안을 마련해야죠. 다를 바 없이 코드인사, 낙하산 인사를 하겠다는 것 아닌가요".

상대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 기자 출신이란 점에서 노 의원과 대결이 더 흥미롭다. 노 의원은 '벼락치기는 안 통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최선을 다해야죠. 제가 이제까지 열심히 하면서 평판을 쌓아왔으면 되는 겁니다. 국민의 수준이 반짝 선거 운동한다고 표를 줄만큼 그렇게 낮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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