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는 朴, '무언(無言)'의 힘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03.19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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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이어오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다음주 초 대구에 내려가기로 했다.

명목은 지역구(대구 달성군) 선거운동. 그러나 한쪽에선 '친박연대'(가칭)가 출범하고 한쪽에선 영남권 무소속연대가 형성되는 등 친박 의원들이 당밖에서 뭉치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서 이들을 우회 지원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표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친박계'인 박종근(대구 달서갑) 이해봉(대구달서을) 의원 등 영남권 의원들이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 무소속출마를 선언한 터라 이들이 '박근혜 후광'을 입을지도 관심이다.



지난해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했다 이번 공천에서 탈락한 송영선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으로 대구 달서병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친박계'의 '달서벨트' 형성 가능성도 흘러 나오고 있다. 이 지역은 한나라당에서 유재한 전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공천 받은 곳이다.

'박풍'(朴風)이 현실화할 경우 영남권 무소속연대에 속해있는 김태환(경북구미을) 이인기(경북성주·고령·칠곡) 의원에게까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박 전 대표가 대구에 머무르는 기간을 명확히 하지 않고 있는 점도 변수다. 정식후보 등록은 오는 25일부터 이틀간이다. 27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각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은 이때부터 전국유세를 다니며 1석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 사활을 걸게 된다.

가는 곳마다 구름같은 청중을 몰고 다니는 박 전 대표의 대구 체류가 길어지면 당 지도부로선 난감해질 수밖에 없다. 박 전 대표가 지난 대선 때 70여차례 지원유세에 나섬으로써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힘을 실어줬다는 점을 되새기면 더 그렇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탈당이나 공천 반납 등 극단적인 방식을 택하는 대신 당의 지원유세에 불참하고 '친박' 의원을 챙기면서 공천 결과에 대해 '무언의 투쟁'을 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놨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기회가 닿고 국민이 궁금해하는 게 있으면 박 전 대표도 입장 표명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대구에 내려가기 전 입장 표명 가능성도 열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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