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썬, 고급형 서버로 '와신상담?'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08.03.19 15:24
글자크기

국민은행 등 금융권 수주 공략... "빼앗긴 시장 찾겠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이하 한국썬)가 IBM과 휴렛팩커드(HP)의 아성이나 다름없는 대형 은행에 고급형 서버제품을 대거 납품하며, 은행권 영업에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한국썬은 19일 국민은행 (0원 %)이 추진중인 멀티채널통합(MCI) 프로젝트에 자사의 '스팍 엔터프라이즈' M8000과 M9000 기종 7대를 납품했다고 밝혔다. 스팍 엔터프라이즈는 썬의 서버제품 가운데 가장 고급기종으로, 기존의 썬의 중저가 서버제품과 성능과 가격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그동안 썬은 중저가 서버시장에 치중한 탓에 고가시장에서 IBM과 HP에게 한참 밀리는 모습이었다. 이런 썬이 수년만에 야심차게 내놓은 제품이 바로 '스팍 엔터프라이즈' 서버.

지난해 4월부터 국내 시판되기 시작한 스팍 엔터프라이즈 기종은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100개 가량이 팔렸다. 전세계적으로 3000대 이상 팔렸다는 것이 한국썬의 설명이다.



한국썬 관계자는 "썬과 후지쯔가 공동으로 스팍 엔터프라이즈 서버를 개발했고, 현재 각자 자사 브랜드로 판매한다"면서 "같은 시기에 똑같은 제품을 판매했는데도 후지쯔는 눈에 띄는 실적이 없다는 점에서 한국썬의 실적은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썬은 국내 최대 금융기관으로 손꼽히는 국민은행의 차세대 전산시스템 주전산기로 자사의 서버를 설치했다는 것에 더욱 큰 의미를 뒀다. 국민은행 구축사례가 여타 시중은행으로 제품 판로를 넓히는데 큰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국썬 관계자는 "대기업과 금융기관은 비용보다 시스템 안정성을 더 중시하는 곳"이라며 "그런 만큼 중저가 서버시장보다 뚫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썬 엔터프라이즈 제품이 국민은행에 구축된 것을 계기로, 한국썬은 국내 시장에서 앞으로 IBM이나 HP와 어깨를 나란히 겨룰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국내 고급형 서버시장은 메인프레임을 포함해 약 2000억원 규모로 IBM과 HP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썬은 판매량은 많지만 중저가형 제품이 많아 매출이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썬은 스팍 엔터프라이즈의 호조를 발판 삼아 격차를 좁혀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국썬 관계자는 "고객과의 약속때문에 공개할 수는 없지만, 국민은행 외에도 금융권 고객사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며 "스팍 엔터프라이즈는 메인프레임급 기능과 안정성을 가진 고가용성 서버로 24시간, 일주일 내내 멈춤없이 서버를 구동해야 하는 업무에 최적"이라고 밝혔다.



한국썬은 앞으로 금융권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집중하고, 고급형 서버 시장을 넓혀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올 상반기 중에는 고급형 및 중저가형 차세대 서버 제품군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한편 썬의 스팍 엔터프라이즈 서버는 '솔라리스 10' 운영체제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며, 현재 '듀얼코어 스팍 64 VI' 중앙처리장치(CPU)를 탑재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