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환헤지'했더니 수익 20%P 손해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03.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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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 큰 꼴… 환율 급변동에 영향력 커져

환헤지 여부에 따라 해외주식형펀드의 연간 수익률이 최고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환헤지 여부를 투자자가 선택해 가입할 수 있는 6종류 해외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을 비교시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의 수익률이 20%p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성과가 좋았던 남미펀드 '삼성라틴아메리카주식종류형자 1_A'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09%에 머물렀다. 반면 동종펀드로 환헤지를 하지 않은 '삼성라틴아메리카주식종류형자 2_A'는 7.13%로 연환산 24%가 넘는 고수익을 냈다.



지난해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일본, 유럽, 물펀드도 환차익을 반영하면 봐줄 만 하다. '삼성글로벌Water주식종류형자 1_A'는 연초 이후 -10.55% 수익률로 고전했지만, 환헤지를 하지 않은 '삼성글로벌Water주식종류형자 2_A'는 0.11%로 소폭이나마 수익을 냈다.

'삼성글로벌대체에너지주식종류형자' 펀드의 경우 환헤지를 한 '1_A'클래스는 연초 이후 -20.40%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환헤지를 하지 않은 '2_A' 클래스는 손실이 -9.27%에 머물렀다.



유럽펀드의 경우도 달러 환율에 노출된 '푸르덴셜유로주식자(UH)-A'(-7.26%)가 환헤지를 한 '푸르덴셜유로주식자(H)-A'(-20.39%)에 비해 환차익으로 13.13%p 손실을 줄였다.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자 2_A'도 환헤지를 한 클래스보다 21.72%p 손실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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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급변동으로 본래 주식운용수익보다 환차익 및 환차손이 펀드수익률을 더 크게 좌우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게 된 셈이다. 따라서 투자자들이 해외펀드를 선택할 때 '환헤지' 여부도 꼼꼼히 따질 필요가 커졌다.

환헤지를 할 경우 펀드수익률이 환율에 좌우되지 않아 좀 더 안정적이지만 수수료 비용 등이 발생할 수 있고 헤지를 하지 않으면 환차익과 환차손으로 수익률 변동성이 커지는 부담을 감수해야한다.


대부분 국내에서 설정된 해외투자펀드는 달러 대비 환헤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펀드는 환헤지를 하지 않거나 환헤지 여부에 따라 별도 클래스로 구분하고 있어, 선택이 용이하다.

앞으로 환율 변동성이 커져 전망이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기존에 가입한 해외펀드를 환매해 일시적으로 환차익을 실현한 뒤 환헤지를 하는 상품에 재가입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외국계 운용사 관계자는 "달러 약세 추세가 지속되면서 대부분 해외펀드가 달러 대비 환헤지를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수수료 등 비용만 손해를 보게 됐다"며 "클래스를 구분해 고객이 직접 판단해 환헤지 여부를 선택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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