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실세 장관'으로 통하는 강 장관이 스스로 의지를 갖고 구두개입을 지시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환율 안정 의지에 무게가 실린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긴급 거시경제정책협의회를 주관하고 환율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 전광우 금융위원장,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했다.
회의 직후 강 장관의 지시를 받은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자신의 명의로 "최근의 빠른 환율상승 속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시장불안이 진정되지 않으면 필요한 조치를 단행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구두개입을 단행했다.
신 관리관은 또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외환시장 일일 점검반을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예의주시하겠다'는 뉘앙스를 넘어 상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정부 구두개입의 영향으로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약 12원 내린 1017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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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관계자는 "오늘 구두개입은 강 장관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이 구두개입을 지시한 것에는 환율 급등이 물가 부담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외국인 이탈에 따른 주식시장 붕괴까지 불러올 지 모른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통화스왑과 이자율스왑의 금리 차이인 스왑베이시스가 벌어지고 이로 인해 다시 환율이 오르는 악순환이 거듭될 경우 환율 폭등세가 걷잡을 수 번질 수 있다는 실무진의 의견도 고려됐다.
또 "정부가 수출을 늘리기 위해 물가안정을 포기하고 환율 급등을 방치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도 강 장관의 결단을 불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