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폭등 잡아라" 강만수의 의지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03.18 14:31
글자크기
"환율폭등 잡아라" 강만수의 의지


정부가 18일 원/달러 환율 폭등에 급제동을 건 것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현 정부의 '실세 장관'으로 통하는 강 장관이 스스로 의지를 갖고 구두개입을 지시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환율 안정 의지에 무게가 실린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긴급 거시경제정책협의회를 주관하고 환율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 전광우 금융위원장,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했다.



당초 이 회의는 최중경 재정부 제1차관이 주관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저녁 강 장관이 직접 참석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환율 급등에 대해 정부가 속도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직후 강 장관의 지시를 받은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자신의 명의로 "최근의 빠른 환율상승 속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시장불안이 진정되지 않으면 필요한 조치를 단행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구두개입을 단행했다.



'투기세력이 시장을 교란할 경우'라는 전제없이 개입을 시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투기를 막는다는 명분없이도 얼마든지 개입할 수 있다는 '고강도'의 표현이다.

신 관리관은 또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외환시장 일일 점검반을 구성해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예의주시하겠다'는 뉘앙스를 넘어 상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정부 구두개입의 영향으로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약 12원 내린 1017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오늘 구두개입은 강 장관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이 구두개입을 지시한 것에는 환율 급등이 물가 부담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외국인 이탈에 따른 주식시장 붕괴까지 불러올 지 모른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환율이 급등하면서 통화스왑과 이자율스왑의 금리 차이인 스왑베이시스가 벌어지고 이로 인해 다시 환율이 오르는 악순환이 거듭될 경우 환율 폭등세가 걷잡을 수 번질 수 있다는 실무진의 의견도 고려됐다.

또 "정부가 수출을 늘리기 위해 물가안정을 포기하고 환율 급등을 방치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도 강 장관의 결단을 불러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