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호 한나라당 후보(서울 도봉갑)는 이번 총선의 의미를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올드레프트'의 상징적인 인물인 김근태 통합민주당 의원을 꺾어 구시대를 마감하고 새시대가 열렸다는 마침표를 찍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각오도 다부지다. 신 의원은 "잃어버린 12년"이란 말로 3선의 김 의원을 직접 겨냥한 뒤 "뉴타운은 물론 그 흔한 영화관이나 대형종합병원 하나 없는 곳이 도봉"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거물급 인사와 싸워야 하는 부담감도 적잖다.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불려온 김 의원은 민주당의 간판급 인사. 전투를 벌여야 할 정적이지만 지역행사에서 곧잘 만나는 김 의원을 대할 땐 깍듯이 한다.
뉴라이트를 기반으로 정계 진출을 노리는 만큼 신 후보가 내세우는 경제정책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규제완화, 공기업민영화, 감세 등 대부분이 이명박 정부와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현 정부의 모든 면이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성에 차지 않는 대목에 대해서는 할말도 있다.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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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 '강부자(강남 부자)' 내각, 이런 건 좀 아니다"라며 "이런 말이 자꾸 나오면 이번 총선이 힘들어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영어몰입교육'도 의욕이 앞서다보니 정밀함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스마트 폭탄(목표물을 향해 진로를 유도하는 폭탄)'은 폭격이 정말 정밀하다"며 "정책도 이렇게 정밀하게 맞춰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후보는 지난 대선을 '비판적 반동(Critical Reaction)'이자 '선진화 1기 정권의 시작'이라고 정의하며 "지금까지의 승리는 절반의 승리이고 나머지 절반은 총선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가 끝난 시각은 낮 12시. 분단위로 일정을 쪼개쓰는 신 후보는 또 다른 지역행사 소화를 위해 사무실을 급히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