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묘한 숫자배분, '친박' 의원들 '뿔뿔이'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2008.03.1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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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금명간 입장 표명할 것

'친박근혜계'라는 이름으로 한데 묶여있던 30여명의 한나라당 현역의원들이 이번 공천을 기점으로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박근혜 전 대표는 침묵하고 있지만 각자 생존을 위한 각개전투에 나선 것.

일부는 무소속 출마로, 일부는 일명 '박근혜 정당'으로 출마한다. 게중엔 아예 불출마로 방향을 튼 의원도 있다.



가장 먼저 '액션'에 나선 이는 친박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부산 남을). 지난 14일 울먹이며 단상에 선 그는 "마음은 한나라당에 두고 몸은 한나라당을 떠난다"며 탈당 및 무소속출 마를 선언했다.

친박으로선 가장 먼저 쓴잔을 마신 한선교 의원(경기 용인을)과 당 대변인으로 일했었던 유기준 의원(부산 서)도 무소속출마에 힘을 실었다.



기존 정당의 이름을 바꾸는 방식을 통해 탈락의원들과 연대를 모색해오던 이규택 의원(경기 이천·여주)은 '친박당' 출마로 마음을 굳혔다. 그는 17일 "부모를 잃은 고아의 심정"이라며 탈당을 선언한 뒤 '미래한국연대'(친박연대)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엄호성 의원(부산 사하갑)을 비롯, 10여명의 당협위원장이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서청원 전 대표도 입당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아예 불출마를 선언한 친박 의원들도 있다. 지난해 경선에서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김재원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은 "탈당하지 않고 당에 남겠다"고 총선 불출마 뜻을 밝혔다.


공천탈락자들이 각자도생을 하는 동안 공천심사위원회로부터 공천 '합격'을 통보받은 친박 의원들은 일제히 총선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동료 의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은 감출 수 없다. 한 당협위원장은 "미안해서 전화도 못 걸겠다"고 했다.

이처럼 친박 의원들이 '나대로'행을 택하게 된 데는 공심위의 교묘한(?) 숫자배분이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박 의원들을 얼마간 남겨둠으로써 집단 반발은 막았다는 것. 친박측이 '수'를 쓰기에 제갈길이 급하다는 말도 여기서 나온다.

박 전 대표는 금명간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은 "기회가 닿고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있으면 말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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