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 '대박' 1년 후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2008.03.3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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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스토리]손유정 씨, 성장 잠재력 충분

"투자 수익률은 참고 기다린 데 대한 대가라고 생각해요. 묻어 두기로 작정한 건데 수시로 들춰 보면 되나요."

지난해 4월 중국 직접투자로 쏠쏠한 수익률을 올리게 된 사연을 <머니투데이>에 털어놓았던 손유정 씨. 그로부터 약 1년. 중국증시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사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지 궁금해 연락을 취한 기자에게 그녀는 느긋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중국 주식 '대박' 1년 후


지난해 11월 홍콩H 지수가 2만선을 돌파하며 고점을 찍기 직전 총 450% 가량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수익을 확정짓지 않은 채 투자한 종목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는 것.



2007년 11월 2만609.10을 고점으로 지수는 최근 1만1000선 밑으로 곤두박질쳤고 급락장이 펼쳐진 4개월여 동안 차익 실현의 기회가 있었지만 꿋꿋하게 버텼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를 중심으로 한 대외 악재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및 긴축, 중국인의 홍콩 직접투자 허용 연기 등 내부적인 악재도 적지 않았지만 눈과 귀를 막았다.



그래도 우리나라보다 두배 이상 성장하는 국가일 뿐 아니라 앞으로의 성장 잠재력이 훼손된 것도 아니라는 믿음이 장기 투자의 끈이 된 셈이다.

2006년 8월부터 통신과 부동산, 보험, 석유화학 등 5개 종목을 매수한 손유정 씨는 지난해 10월 2개 종목을 추가로 사들였다. 뒤늦게 매수한 종목에서 큰 폭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아직 전체 수익률은 플러스권.

펀드도 마찬가지다. 직접 투자를 시작한 이후 가입한 중국펀드는 홍콩증시가 정점이었을 때 140% 가량의 수익률을 냈으나 지금은 40%대로 줄어들었다.


"140%의 수익률을 생각하면 안타깝죠. 그래도 약 2년 만에 40%의 수익률이면 연 20%인 셈이고 국내 예금 금리보다 훨씬 훌륭한 성적이잖아요."

중국 증시는 당분간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데 지금이라도 남은 수익을 확정 짓고 바닥이라는 확신이 생길 때 다시 매수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하지만 손유정 씨의 생각은 다르다.

"지난해 11월 고점을 찍었을 때나 지금이나 중국투자를 접고 싶은 시점이 아니에요. 또 보유 종목을 처분하고 투자할 만큼 매력적인 투자처를 발견한 것도 아닌데 무작정 매도할 수는 없죠."
중국 주식 '대박' 1년 후
중국 주가가 급락하자 악재가 더 부각되고 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는 표정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어느 한 쪽만 보자고 들면 끝이 없다는 것.

"매도 시기를 놓쳤기 때문에 보유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해도 뭐라 할 말이 없어요. 하지만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번다'는 말이 통한다고 믿어요."

손유정 씨가 급감하는 수익률에도 느긋할 수 있는 것은 투자의 기본 중 하나인 분산의 원칙을 지켰기 때문이다. 중국 주식은 자산의 일부분일 뿐이며 다른 자산에서 수익이 나고 있기 때문에 조급할 이유가 없다는 것.

분산과 장기투자의 자세를 갖춘 투자자에게 시장 리스크는 패닉에 빠지게 하는 충격이 아닌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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