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베어 '땡처리' 어떤 반응일까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2008.03.17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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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별수 없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시아시장에서 나스닥100, S&P500 지수선물 가격이 각각 40포인트, 28포인트 안팎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달러 약세, 베어스턴스의 주당 2달러 매각, 아시아증시 급락 등이 모두 악재다. 연준(FRB)은 17일 재할인율을 인하한데 이어 곧바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포인트, 나아가 1.25%포인트나 인하할 것이라는 심한 관측도 나온다. 그만큼 시장이 불안한 것이다.



급락하는 달러, 폭등하는 엔화가 일본 증시를 2년반만에 최저치로 끌어내렸다. 자동차 IT 가전 등 수출 기업들의 미국 시장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이날 엔/달러 환율은 95엔대까지 밀렸다. 금융주도 급락했다.

약달러는 미국 수출기업들에게는 호재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미증시에 호재일까. 생략할 수 없는 고민이다.



그래도 이날 뉴욕증시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베어스턴스의 매각이다. 2달러에 매각된 베어는 급락이 불가피하다. 지난주 종가가 30달러였다. 더 중요한 것은 JP모간의 움직임이다. 리먼브러더스, 씨티그룹, UBS 주가 동향도 중요하다.

연준(FRB)이 베어에 대해 구제금융을 단행하지 않은 것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부실 덩어리인 사기업에 공적 자금을 투입해 공기업화하는 식의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연준은 대신 베어의 채권을 담보로 대규모 자금을 대출해주겠다고 했다.

자금시장 동향도 중요한 변수다. 베어의 매각을 두고 모기지시장, 채권시장 그리고 환매조건부채권(RP)시장과 같은 단기 시장이 안정감을 회복할 지 아니면 더 심한 유동성 가뭄에 허덕일지 점검해야한다.


다음은 베어 매각과 연준 재할인율 인하에 대한 전문가 코멘트다.

-리버모어 펀드의 한 펀드매니저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잠시 유예했다고 본다. 물가를 걱정할 때가 아닌 것이다. 지금은 금융시스템을 안정시키는 게 급선무다. 시장에 대한 신뢰가 실추된 만큼 이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

문제는 투명성이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복잡한 구조화채권의 부실이 어느 정도 있지 파악할 수가 없다. CDO를 통해 파생시장에 얼마나 많은 신용을 일으켰는지는 더 어렵다. 다소 분명한 것은 금값은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점이다."

-에마뉴엘 웨인트라웁, 인터그레 어드바이저 본부장
"베어의 헐값 매각으로 금융기관의 가치를 평가하는 게 허무한 일이 돼 버렸다. 그러나 한편으로 JP모간의 경우 위험이 크지 않다는 게 증명됐다는 점이다. 선물 가격이 급락하는 것은 거의 반사신경에 가까운 움직임이다. 어쩔 수 없는 결과다. JP모간은 최적의 파트너였다. 돈도 풍부하고 펀딩 능력도 매우 출중하기 때문이다. 최선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연준의 재할인율 인하도 마찬가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장담할 수 없다."

-아라노 히로시, 미즈호 자산운용
"베어 매각, 재할인율 인하 모두 부정적인 시장의 분위기를 크게 바꾸지 못할 것이다. 재할인율 인하폭은 겨우 0.25%포인트였고 베어 매각은 최악을 면하는 조치였을 뿐이다. 일본 증시는 연준의 금리인하가 마무리된 이후 나타날 것이다. 미국 경기침체가 끝나야한다는 의미다."

-아키노 미츠시게 펀드 매니저, 이키요시 자산운용
"미국 당국이 매우 빠르게 대응했다. 일부 투자자들이 계속 주식과 달러를 파는게 옳은 지 다시 생각할 수 있다. 계속 매도하는 쪽을 고집하는 게 맞는 지 전반적으로 검토해야하는 국면이다. 하락 일변도의 흐름은 바뀔 것이다. 물론 연준의 효과가 곧 나오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스티븐 로버츠, 리먼 브러더스 호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연준은 재할인율과 기준 금리의 격차를 줄이길 원한다. 그러나 경기침체 위험은 계속되고 있고 달러화 약세는 지속될 것이다. 연준은 18일에도 기준 금리를 인하할 것이다. 베어의 매각은 긍정적인 조치다. 다만 신용경색은 좀더 진행될 것이다. 수 개월 더 힘든 때가 될 것이다. 미국 침체도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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