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베어, 방만한 경영진이 무너뜨려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2008.03.17 12:44
글자크기

1923년 설립..공격적 투자로 유명

베어스턴스의 '최후'를 두고 월가에서는 방만한 경영진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부실을 키우고 문제가 부각된 뒤에도 이를 덮어두기에만 급급했던 잘못된 리더십이 사태 악화를 불렀다는 지적이다.

◇ 펀드 파산해도 회장은 골프 게임에 빠져



베어스턴스는 모기지 담보부 채권 발행 등 투자은행(IB) 부문의 공격적인 성향으로 이름을 날렸다. 1923년 설립된 이 회사는 자산규모로 미국 5위 투자은행이다.

하지만 적극적인 투자가 결국 베어스턴스를 파멸로 이끌었다. 지난해 6월 베어스턴스가 운용하던 수십 억 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2개가 파산하면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 펀드들은 주로 모기지 관련 채권을 편입하고 있었다.
↑제임스 케인 베어스턴스 회장.↑제임스 케인 베어스턴스 회장.


펀드 파산 이후 시장에서는 베어스턴스가 자신의 리스크를 운용할 능력이 있는지, 제임스 케인 당시 베어스턴스 회장이 이를 이끌 리더십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왔다.



일부에서는 "케인 회장이 지난해 사무실에 앉아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며 "그는 문제를 덮어둔 채 지난해 골프치고 브리지게임 하는 데 몰두했다"고 비난했다.

케인 전 회장은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에 따른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베어스턴스는 지난 4분기 8억54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회사 역사상 첫 손실이었다.

케인 전 회장은 지난 1월초 자신의 후임으로 앨런 슈워츠를 후계로 선임했다.
↑앨런 슈워츠 베어스턴스 CEO.↑앨런 슈워츠 베어스턴스 CEO.
◇ 오만한 경영진, 회사 몰락 이끌었다


지난 1998년 케인 전 회장은 연준(FRB)이 롱텀캐피털 매니지먼트 구제 자금 모집을 제안했을 때 이를 거절했었다. 그의 침묵에 월스트리트 CEO 동료들은 분노했다.

이 일화는 최근 수 개월간 베어스턴스가 어려움에 빠졌다는 얘기가 나올 때마다 회자됐다.

케인 전 회장의 전임자인 앨런 '에이스' 그린버그 역시 불손한 스타일로 유명하다, 그는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보낸 메모를 엮어 '회장님 메모'란 책을 내기도 했다.

◇ 회사 팔리기 직전까지 "그런일 없다" 일관

이 '거만한' 경영진은 매각 직전까지도 사실을 은폐하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
↑앨런 그린버그 베어스턴스 이사.↑앨런 그린버그 베어스턴스 이사.
슈워츠 CEO는 지난 12일 CNBC와 인터뷰를 갖고 "베어스턴스가 시장 상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유동성 쿠션'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긴급구제를 발표한 지난 14일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도 그는 "고객들이 계속 펀드를 환매하고 있지만 회사의 장부가치(주당 순자산)는 본질적으로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린버그 이사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동성 관련 소문은 한마디로 터무니없는 소식"이라면서 "베어스턴스는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74억달러의 유동성 자산을 확보하고 있으며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도 8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베어스턴스는 1950~60년대에 뉴욕을 거점으로 미국 각지와 해외에 사무실을 열면서 사세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베어스턴스는 전 세계에 1만4000명 가량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또 런던 도쿄 홍콩 베이징 상하이 싱가포르 밀라노 상 파울로 등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개인 기업 기구 정부 등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 자산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