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턴스 발행한 김치본드 어찌되나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8.03.1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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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3억달러 발행..우리투증 "당시 전액 미국계 투자은행이 사들여"

미국 5위권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유동성 위기 끝에 JP모간에 인수된다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우리나라에 직접 주식투자를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보유주식 대량매도 등의 직격탄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17일 증권,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베어스턴스와 국내시장이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대목은 3억달러 규모의 김치본드 발행과 알파에셋자산운용 에너지 펀드와의 업무제휴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김치본드(국내에서 달러화 등 해외 통화로 발행되는 채권). 베어스턴스는 지난 2006년 6월 그룹의 지주회사인 베어스턴스컴퍼니 명의로 3억달러 규모의 김치본드를 국내에서 발행한 바 있다.

베어스턴스는 이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시장에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던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채권 발행의 국내 주간사를 맡은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3억달러 규모의 베어스턴스 채권은 전액 미국계 투자은행의 한국지사가 사들였다"며 "국내 기관투자자나 개인들에게 판매된 채권은 없기 때문에 이번 베어스턴스 유동성 위기로 채권 가치가 떨어지면서 입게 될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베어스턴스가 최종적으로 파산 결정이 난 것이 아니고 JP모간이 인수했기 때문에 외국계 투자은행 한국지사가 사들인 김치본드도 이자 지급 등에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베어스턴스 김치본드를 만기 이전에 유동화가 힘들 수 있고 유동화한다고 해도 할인률이 높아질 수 있는 등 일정수준의 불이익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발행당시 신용도가 높은 채권이어서 외국계 투자은행으로부터 국내 기관들이 채권을 되사갔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베어스턴스와 또다른 연결고리가 있는 국내 투자활동으로는 알파에셋자산운용의 '알파에셋 투모로우에너지 주식형투자신탁 펀드'를 꼽을 수 있다. 이 펀드는 베어스턴스로부터 전세계 대체에너지 관련 유망기업 정보를 제공받아왔다.

하지만 베어스턴스 유동성 위기가 펀드 수익률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행사하지는 못할 전망이다.

알파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베어스턴스로부터 미래 에너지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한 '베어스턴스 투모로우에너지 인덱스'를 받아왔을 뿐"이라며 "이번 베어스턴스 유동성 위기가 펀드수익률에 직접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 베어스턴스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어서 원활한 기업정보 제공을 하지 못할 가능성은 고려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투자정보를 제공하는 베어스턴스를 다른 투자은행으로 교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결국 이번 베어스턴스 사태는 미국증시를 강타하며 우리증시에 외국인 매도를 부추길 수 있고,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하는 등의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는 투자피해는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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