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펀드 자금, 라틴·원자재서도 이탈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03.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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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섹터, 26억달러 유입…올들어 최대

글로벌 증시의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이머징마켓 관련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17일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지난주(3월6일~12일) 글로벌 펀드자금이 2주 연속 유출돼 2월 마지막주를 제외하고 올해 모두 주간 순유출을 기록했다. 2주전에는 미국 중심의 선진국펀드에서 자금유출이 컸지만 지난주는 신흥국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갔다.

글로벌이머징마켓(GEM)에서 2조200억 달러가 유출돼 2주전(-7460억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유출규모가 확대됐다. 이는 1월 넷째주 이후 올들어 가장 큰 자금유출이다.



지난해 자금유입이 지속됐던 GEM펀드는 작년말 미국발 신용경색 등 위기가 시작되면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2007년 이후 누적 순유입 자금규모는 87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총자산 2160억달러중 4%에 불과해 지난해 유입된 자금만큼 다시 빠져나간 셈이다.

아시아펀드(일본 제외)에서도 7150억 달러가 유출돼 2주간 2조 달러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다. 동유럽·중동·아프리카(EMEA)에서 600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선진국인 서유럽(-1조7900억달러)과 일본(-1860억달러)펀드에서도 자금유출이 지속됐다.



특히 최근 몇주간 양호한 자금흐름을 보였던 라틴지역과 상품(Commodity) 섹터에서조차 자금유출이 발생했다. 라틴지역에서는 400억 달러가 빠져나갔고 에너지 섹터에서도 2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동양종금증권 성재만 연구원은 "이전 자금유입 규모에 비해 유출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최근 과열 이야기가 나오는 상품과 관련된 지역 및 섹터여서 주목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금융섹터로만 26억 달러가 유입됐다. 총 순유입자금이 19억 달러였음을 감안하면 금융섹터를 제외하고는 자금이 빠져나갔다는 계산이다. 전체 금융섹터 자산은 174억달러에 불과해 '저가매수' 타이밍을 노리고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8월 '서브프라임' 우려가 제기돼 금융주가 급락한 직후 한 차례 대규모 자금이 유입된 후 가장 큰 규모다.


한편 지난주 한국 관련 펀드에서는 총 3조431억달러가 빠져나갔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비중이 크게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엔 글로벌 자금흐름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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