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증시 부활주간(?)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03.1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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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시장과 美 연준·의회·행정부의 최후 결전

17일 증시 개장전 상황은 무척 어둡다. 미증시에 좌우되는 최근 상황에서 전주말 미증시가 급락했기 때문에 코스피시장 개장초 연저점 붕괴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우려감을 씻어내기 어렵다.

엔/달러환율은 호주외환시장에서 98엔선까지 추락하고 있다. 미달러 약세가 증시 하락 및 상품가격 상승을 말하는 것이기에 엔캐리 청산에 따른 엔화 강세는 공포스러운 일이다.



지난 금요일에는 바스켓 투매로 일부 우량주가 하한가로 폭락하기도 했다. 관련해 대신증권을 통해 상장지수펀드(ETF) 환매가 나왔다는 소문도 돌았다.

유한양행 (89,500원 ▲9,600 +12.02%), 롯데제과 (25,150원 ▼100 -0.40%), 두산 (223,000원 ▼7,000 -3.04%) 등 하락가로 추락했던 종목이 비록 상승세를 회복하며 마감했어도 수급이 무너진 코스피시장에 프로그램 비차익 순매도가 등장할 경우 어떤 결과를 낳는 지 여실히 보여줬다.



11일 연속 주식 순매도 행진을 이어간 외국인이 주식 순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외국인이 지난주 하루 건너 선물 매수와 매도를 반복했지만 이날은 현·선물 동반 순매도를 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틀째 현·선물 동반 순매도를 보였던 연기금이 대규모 매수로 돌아서면서 증시 받치기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주가 추락을 막을 방도가 없어 보이는 게 현실이다.

동양증권은 "1570선에서 반등에 성공할 경우 시장이 3중 바닥을 형성하는 것이 되나 1570p가 지지되지 못할 경우 1548p 부근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지난 1월말 기록한 연저점 붕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뉴질랜드 증시는 트리플바닥을 뚫고 내려가고 있다. 코스피지수 1548p를 주초 하락 목표치로 보는 것조차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일 지 모른다.
유진투자증권은 "1570p 이탈시 추가하락 압력이 커질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전망하면서 "저점 매수전략은 잠시 접어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적인 관점이 무의미한 상황에서 관건은 미증시 동향이다. 뉴욕연방은행과 JP모간체이스은행 공동으로 긴급자금 수혈을 받은 뒤 결국 JP모간에 인수당한 베어스턴스가 실적을 공개한다. 얼마나 나쁘길래 유서가 깊은 미국 5대 투자은행이 파산위기에 처하는지 실상을 볼 기회가 마련될 것이다.
리먼브러더스,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도 줄줄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투자은행의 부실이 끝나는 것인지 아니면 희망조차 꺾어버릴 지 결론이 날 수 있다.

지난주 새로운 유동성 공급조치(TSLF)와 모기지 부실 끝이 보인다는 S&P의 발표가 모두 무용지물이 됐다. 따라서 상황 진화를 위해 이날 부시 미대통령과 폴슨 재무부장관, 그리고 버냉키 연준리(FRB)의장이 긴급 회동을 갖는다.
18일은 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다. 현재는 설사 1%p의 금리인하가 단행되더라도 약달러만 부채질할 뿐 증시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 크다.

그러나 미증시가 1월22일 기록한 연저점을 하회할 것인지 장담할 일은 아니다. 지난주 TSLF 조치가 나오면서 증시가 5년반만에 최대폭 폭등한 영향으로 주간 기준으로 미증시는 급락세를 벗어났다. 다우존스지수는 +0.5% 상승했다.

이번주는 부활절 주간이다. 오는 금요일이 성금요일(Good Friday)이며 일요일은 부활절(Easter)이다. 십자가에 못박힌 그리스도가 부활한 것을 기리는 기독교의 축제일이다.
투자은행이 망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미국 의회·행정부·중앙은행 3자가 무너지는 시장과 최후의 결전을 펼치게 된다.
부활주간을 맞아 증시 또한 부활할 수 있을 것인지, 믿음이 없으면 희망이라도 갖고 버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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