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위직 대대적 물갈이 예고(?)

머니투데이 백경훈 기자, 최석환 기자 2008.03.1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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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 인사 '임박'..행시 21회 기용 여부가 관건

국세청이 고위직 인사를 앞두고 요동치고 있다. 조직 내 2인자인 차장 임명을 앞두고 한상률 청장과 행시 21회 동기인 오대식 서울국세청장과 권춘기 중부국세청장 등을 비롯, 일부 지방국세청장들이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후배에게 길을 터주기 위한 용단'이란게 대외적인 명분이지만 한 청장의 결단에 따라서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고위직 인사의 핵심은 국세청의 차기 구도를 가늠할 수 있는 차장과 서울국세청장이 누가 되느냐다.

국세청 안팎에서는 한상률 청장과 동기인 행시 21회가 기용되느냐 여부에 따라 인사 구도가 달라질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세청에 있는 한 청장의 동기는 모두 6명이다. 가장 유력한 차장 후보였던 오대식 청장과 권춘기 청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김갑순 기획조정관과 강성태 국제조세관리관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 청장이 평소에도 "동기들을 모두 내보내면 조직의 안정이 우려된다"는 소신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져있어 행시 21회 차장 카드는 여전히 유효하다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조직쇄신'을 요구하고 있는 새 정부의 압박에서 한 청장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각 부처마다 고위직 인사들의 물갈이가 대세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세청만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라며 "지방국세청장을 지내지 못한 일부 행시 21회 동기들을 제외하곤 살아남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럴 경우 행시 22회 기용설에 무게가 실린다. 행시 22회 가운데는 허병익 조사국장과 정병춘 법인납세국장 등이 가장 앞서있다는 평가다.


국세청 관계자는 "행시 21회 이후 기수에서 차장에 오를 경우 당초보다 인사폭이 커질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렇게 되면 남아있는 행시 21회의 거취 문제, 국장급 인사의 부족 등 복잡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청와대와 정치권 쪽에서는 TK(대구경북) 인사가 차기 차장에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행시 21회인 강성태 국제조세관리관과 행시 26회인 안원구 대국국세청장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안 청장이 차장으로 발탁될 경우 대대적인 조직의 물갈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현재로선 가능성이 낮다는게 국세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신 안 청장과 함께 차기 유력주자로 지목되고 있는 김창섭 대전국세청장의 경우 조만간 본청 조사국장과 기획조정관 등 핵심국장으로 임명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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