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입에 성공한 한나라당은 웃음꽃이 핀 반면 뒤통수를 맞은 통합민주당은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며 불쾌해 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만나 허리를 굽히지 않은 채 악수를 해 '꼿꼿장수'란 애칭을 얻을 정도로 평판이 좋아 정치권 영입 1순위로 손꼽혀 왔다. 그런 만큼 영입전은 치열했다.
결국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 당사에서 강재섭 대표를 만나 입당 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민주당 얘기는 다르다.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사람 채가기"(우상호 대변인)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장관 영입을 둘러싼 뒷얘기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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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대변인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이 손학규 대표와 회동한 게 지난 2일. 그 자리에서 김 전 장관은 60만 군대의 명예를 위해 비례대표 2번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손 대표도 본인이 비례대표로 출마할 예정이 아니기 때문에 2번을 드리겠다는 약속을 했고 합의까지 이뤄졌다. 그런데 그후 김 전 장관이 선후배와 상의해보니 정치권에 가지 않기로 했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한다.
우 대변인은 "야당이 비례대표를 주기 위해 공을 들였던 분까지 이런 방식으로 낚아채고 그런 일을 잘했다고 대통령이 잘했다고 칭찬하는 형국이 참 어이없다"고 꼬집었다.
다른 당직자는 "김 전 장관의 꼿꼿했던 모습은 사라지고 정치권을 기웃대는 모습만 남게 됐다"면서 "꼿꼿장수가 아니라 기웃장수가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