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의 힘' 경제 3고(苦) 돌파책은?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8.03.16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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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프리뷰]

주말에 두가지 악재가 동시에 날아들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견디지 못한 미국 5위의 대형 투자은행인 베이스턴스가 자금위기 상황까지 몰렸다는 것과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마침내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나스닥지수의 급락을 몰고 온 베이스턴스 사태는 주초 한국 증시를 '블랙먼데이'로 만들 공산이 크다. 천정부지로 뛰는 유가는 물가 상승 압력을 더 키울 전망이다. 고삐 풀린듯 치솟는 원/달러 환율 상승도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암초다.



미국발 악재에 위태한 국내 금융시장,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는 가운데 유독 국내에서만 두드러지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과 이에 따른 고물가, 여기에 고유가까지 우리 경제는 삼중의 '고(苦)통' 앞에 놓여 있다.

앞뒤, 좌우를 둘러봐도 모든 게 답답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정부 경제팀이 약발 있는 '처방전'을 내놓을지가 이번 주의 최대 관심사다.



강만수 경제팀, '첩첩산중'=한국 경제의 콘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가 지난 주 실·국장 인사까지 마무리짓고 본격적인 '강만수 체제'를 가동한다.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부처간 이전작업도 주말 사이에 매듭지어졌다. 과거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합해진 '공룡조직'이 이번 주부터 실질적으로 운영되는 셈이다.

하지만 산뜻해야할 발걸음이 웬지 무거워 보인다. 재정부는 지난 주 올해 6%대 고성장과 물가 안정 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국민들에게 목표를 밝혔지만 눈앞의 '신3고'라는 악재로 출발부터 비틀대는 형국이다.

고환율·고유가·고물가의 '신3고'를 슬기롭게 극복하지 않는 이상 강만수 경제팀이 제시한 목표는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따라 재정부가 이번 주에 어떤 식으로든 관련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상당하다. 18일 국무회의와 21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경제위기론을 잠재우기 위한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예정된 일정과 별도로 새 정부가 긴급 경제안정 대책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제어가 안되면 이명박 정부의 화두인 '경제살리기'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도 "이러다 제2의 외환위기가 오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국민들 사이에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물가 안정의 중대한 '적'인 환율 상승에 외환당국이 개입할 지도 중요 관심사 중 하나다. 지난 주 997.3원까지 상승한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1000원을 넘어서면 강만수 경제팀을 향한 시장의 압박이 거세질게 분명하다.

새 정부에서 막강 권한을 부여 받아 '만수의 힘'이라는 말까지 유행시킨 강 장관과 MB노믹스가 한꺼번에 시험대에 올라 있다.



이 대통령 추가 어록은=지난 주부터 시작된 대통령 부처 업무보고가 이주에도 숨가쁘게 이어진다. 월~토요일까지 지식경제부, 농수산식품부, 법무부, 교육과학기술부, 환경부, 여성부가 차례대로 이 대통령에게 올해 역점 추진사업을 보고한다.

보고 내용도 관심사지만 이 대통령이 과연 어떤 발언을 할지가 더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주 재정부 업무보고에서 "공무원은 머슴인데, 머슴이 주인보다 늦게 일어나기도 한다"는 요지의 '머슴론'으로 공직사회를 한방에 얼어붙게 만들었다. 공무원노조가 달랑 '머슴론'만 갖고서 반박성명을 낼 정도였다.

이 대통령이 업무보고 과정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경제여건에 관해 언급할 지 역시 이목을 모으는 대목이다.



이밖에 금융위원회의 18일 펀드판매 현황 분석과 프로세스 개선안 발표도 눈여겨볼 사안이다. 17일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열리는 노동관계 장관회의에서 노사관계 안정대책이 도출될 수 있을지도 눈길이 간다.

노동계 안팎에서는 새 정부가 '경제살리기'에 우호적인 한국노총에는 '당근'을, 배타적인 민주노총에는 '채찍'을 들이대는 이중적인 방식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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