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式 경기부양, 모기지 금리에 발목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08.03.15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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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인하 불구, 금융권 자금부족으로 모기지 금리 인상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경기 부양 및 주택 시장 침체 해결을 위한 금리 인하에 나서고 있다.

버냉키式 경기부양, 모기지 금리에 발목


버냉키 의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모기지 금리도 따라 내려가 시장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은 버냉키의 금리 인하에 부응하지 못하고 반대로 모기지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오히려 버냉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8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발생한 이후 5번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따라서 기준금리는 5.25%에서 3%로 2.25%p 낮아졌다.

연준은 이에 더해 이번주에만 2000억달러 유동성 지원책을 발표했고, 베어스턴스에 긴급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금융권은 오히려 모기지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 유동성 확대를 통해 부동산 경기를 살리려는 연준의 의도와는 반대로 30년만기 모기지 금리는 지난 1월 5.5%에서 6.37%로 오히려 올랐다.

금융권의 모기지 금리 인상이 이뤄진 것은 그동안 1950억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손실 및 자산 상각액을 어느정도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캘리포니아 건설업협회 앨런 네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는 생각만큼 많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자금난을 겪고있는 은행이 절박한 심정으로 평소보다 큰 폭의 금리 스프레드를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지난 10년동안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 금리와 30년 만기 모기지금리의 격차는 평균 1.75%였다. 그러나 지난주 10년 만기 미 재무부 채권 금리와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 스프레드는 2.83%까지 벌어졌다.

이는 주택 소유자의 모기지 대출 상환 부담이 이전보다 더욱 커졌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과거 연준이 2001년~2003년 6월까지 1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했을 당시 모기지 금리는 기준금리에 연동되며 하락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기지 금리가 오히려 인상되고 있어 연준의 정책 효과가 반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준의 정책적 처방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전혀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준과 JP모간이 베어스턴스에 긴급 구제자금을 수혈하기로 결정한 것도 모기지 스프레드를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UCLA 캐스던 부동산 경제 연구소의 델로어 콘웨이 소장은 "지금처럼 경제 전망이 불확실할 때, 은행은 보유금을 늘리려 한다"며 모기지 금리가 지금처럼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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