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백기사' JP모간, 또 나선 배경은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3.15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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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닥치면 어김없이 등장… 연준 직접대출 '특권'

월가에 위기가 닥치면 JP모간이 나선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베어스턴스에 대해 긴급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도움을 요청한 파트너는 역시 JP모간이었다.

존 피어폰트 모간(John Pierpont Morgan)이 설립한 JP모간은 월스트리트의 역사이자 미국 근대 산업 및 금융의 근간을 마련한 주역이다. 자산면에서는 씨티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상징성 면에서는 '월가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0년 체이스와 합병, 'JP모간체이스'가 된 JP모간은 역사적으로 미국경제가 위기에 빠졌을때마다 '백기사'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1929년 대공황대공황같은 격변기는 물론, 미 연준이 태동하기 이전부터 미국경제가 충격에 빠졌을때 구제자금을 내놓고 금융권의 공동대응을 주도하는 등 사실상 중앙은행 역할을 해 온 바 있다

JP모간은 '상업은행(commercial bank)'으로서 연준으로부터 직접 자금을 차입할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연준이 직접 '투자은행(investment bank)'인 베어스턴스에 자금을 지원할수 없기 때문에 JP모간을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JP모간은 지금까지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부실로 인한 상각규모가 30억달러 수준으로 다른 투자은행에 비해 훨씬 작다는 점도 자금창구 역할을 가능하게 한 이유이다. 여타 은행의 경우 어떤 식으로든 베어스턴스 지원 부담을 지게 되면 신뢰도 저하로 동반 부실화될 우려도 없지 않은 상태이다.

JP모간은 베어스턴스와 영업적으로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JP모간 뿐 아니라 월가의 금융권은 베어스턴스와 채권자 혹은 채무자 관계로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베어스턴스가 파산할 경우 채권 금융회사들의 자금악화 내지는 연쇄부도까지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베어스턴스로부터 자금을 빌려쓴 기관들도 채권회수압박에 시달리게 되는 등 그 충격파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JP모간을 또 한번 백기사로 나서게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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