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환율 급등 최대 수혜주?

더벨 이현중 기자 2008.03.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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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환산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 증가 예상

이 기사는 03월18일(08: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2004년 이후 4년 연속 적자 행진을 벌이고 있는 한국은행 수지에 파란 불이 켜졌다. 환율 급등으로 원화로 환산한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이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한국은행 적자의 가장 큰 배경은 달러 약세였다. 달러 약세 탓에 원화로 환산한 외화채권 운용 수익이 줄어 통화안정증권 등 조달비용에도 밑돌았다.

종가기준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05년 연평균 1032.93원, 2006년 946.74원, 2007년 924.25원 등을 기록하며 원화 절상 추세가 이어졌다.



이 영향으로 한은 수지는 2004년 150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후 2005년 1조8771억원, 2006년 1조7598억원, 2007년 4447억의 적자행진을 벌이고 있다. 4년간 누적 적자 합계가 4조2000억원을 넘는다.

그러나 올들어 환율이 급등하면서 상황이 돌변하고 있다. 지난 연말과 비교해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절하율은 17일 기준으로 9.9%에 달한다.

단순계산으로 26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의 운용 이자를 5%로 가정할 경우 130억달러의 연간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렇게 들어오는 달러표시 이자를 원화 환산으로 계산 할때 원화가 달러화에 9.9% 절하되면 원화로 바꾼 이익은 12억8700만달러 가량 추가로 들어온다. 원/달러 환율 1000원으로 가정해 환산하면 약 1조2870억원의 운용수익을 더 거둘 수 있다.


물론 환율변수 이외에 운용 자체의 수익률도 외환보유액의 운용수익률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달러화에 대한 원화강세가 추세적 흐름을 굳어지면서 외환보유액의 운용수익에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외환보유액 규모가 워낙 커서 환율이나 국제금리 등 수익에 영향을 주는 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지의 변동성이 크다"면서 "올 연평균 환율이 지난해보다 높을 경우 수지 개선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한은이 스스로 예상하고 있는 적자 규모는 3000억원 정도. 그러나 현재와 같은 환율 상승이 이어질 경우 흑자전환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달러화의 동향과 원/달러 환율, 국제금리 등 외환보유액 운용수익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다양하다"면서 "올해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환율 상승에 따른 수지개선 효과를 장담하기는 힘들다"고 전망했다.

수지에서 비용측 요인인 통안증권 이자의 경우 되도록 발행 잔액이 늘어나는 것을 억제하고 있는 반면 수익요인인 외환보유액의 원화환산 운용수익은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그동안 달러일변도의 외환보유액 운용을 유로화 등 고수익자산으로 다원화한 것도 운용수익 증가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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