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심야교습' 여론 악화에 무릎 꿇나

머니투데이 최중혁 기자 2008.03.1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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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시위 속 대통령까지 우려 표명

"24시간 학원영업 물건너가나?"

24시간 학원 교습 허용에 대한 반대가 잇따르는 가운데 교육부장관은 물론 대통령까지 우려를 표명, 24시간 학원 교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는 14일 오전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단 긴급 간담회를 열고 지난 12일 교육문화위원회를 통과한 '서울시 학원의 설립ㆍ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 개정안'에 대해 상임위에서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 교육문화위원회에서 조례안을 다시 심의한 뒤 원안 통과, 보류, 수정의결 등을 결정하게 된다.

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는 지난 12일 상임위에서 학원의 교습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제한한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의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학부모단체는 "24시간 교습 허용이 사교육비를 크게 증가시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례안이 통과되면 고액의 사교육을 촉발할 것"이라며 정책 철회를 촉구했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도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의 공교육 안정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 또한 "학원 24시간 교습이 공교육을 망칠 수도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강원도 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학원에 24시간 매달리면 경쟁이 새벽까지 이어지고 다음 날 학교 가면 졸게 되고, 이렇게 되면 오히려 공교육을 망가뜨릴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제안하는 것은 공교육을 진작하는 것이고 학교에 자율화를 주자는 것이지 학원에 자율화를 주자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 교육의 자유라고 하는 것은 그런 자율화가 아니고 공교육을 신장시키기 위한 학교의 자율화"라고 강조했다.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또한 이날 오전 간부회의에서 "과외 교습 시간을 정할 때는 학원 운영에 관한 법률 규정에 있는 대로 학교 수업과 학생 건강을 충분히 고려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교과부는 시의회 결정에 간섭할 권한은 없지만 만약 관련 조례안이 통과될 경우 행
정적 대응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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