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하게 휘지 않았다면 놔둬라

한지엽 비뇨기과 원장 2008.03.2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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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SEX&FEEL

사람은 좌우 대칭형이라고 하지만, 사실 완벽하게 좌우 대칭인 부분은 눈 씻고 찾아볼래야 볼 수가 없다. 눈이든 팔이든 간에 잘 살펴보면 오른쪽과 왼쪽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구나 좌우 양쪽에 하나씩 있지 않고, 대칭선의 한 가운데에 자리 잡은 코, 입, 그리고 성기의 경우도 엄밀히 따지자면 좌우가 다름을 알 수 있다. 기계가 아닌 생물인 만큼 좌우가 좀 다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고 다소 좌우가 다르다고 해서 기능적으로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간혹 자신의 성기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휘어져 있다고 고민하는 남성을 보게 되는데 음경만곡증이라는 증상이 그것이다.
 
음경만곡증이란 음경의 몸통이 어느 쪽으로든 휘어져 있는 것을 말한다. 아래로 휘는 경우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좌우로 휘게 된다. 선천적인 경우와 후천적인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은 선천성으로 태아기에 성기를 이루는 좌우측의 해면체가 불균형하게 발달한 것이 원인이다. 후천적인 음경만곡증은 대개 외부로부터 충격을 받아 생기는 것으로서, 과도하거나 과격한 자위행위 및 성행위, 혹은 불의의 사고 등이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한편 만곡증이 없던 남성이 50세를 전후해서 갑자기 발생하는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점차 악화되는 진행성과 발기 시의 통증을 동반하는 특징을 갖는 ‘페이로니씨 병’일 가능성이 많다.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간에 음경이 휜 정도가 심하면 그 휜 각도나 방향에 따라 성행위를 할 때 삽입이 어렵고, 삽입이 되더라도 상대방이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발기 시에 본인이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특정 체위나 성생활 자체를 기피하게 되고, 남 보기에 부끄럽다는 생각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음경만곡증 중 일부는 자연적으로 제 모양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라면 약물치료로 효과를 볼 수도 있으나, 그렇지 않다면 수술로 교정하게 된다. 수술 방법은 음경의 해면체를 둘러싸고 있는 백막의 일부를 절개한 다음 재봉합하는 ‘백막성형술’이나, 휘어진 음경의 바깥쪽 백막을 꼬집어서 끌어당기는 ‘결찰법’ 중에서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이 수술은 자칫 발기조직을 건드릴 수 있어 이 방면의 수술경험이 많은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받아야만 안전하고도 효과적으로 교정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성생활에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면 자신이 보기에 좀 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꼭 치료를 받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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