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끝이 보인다"..반등성공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03.1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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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일 악재'에 휘청, S&P 보고서에 막판 뒷심

금융시장 붕괴 위기론까지 대두되며 초반 급락세를 보였던 미국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모처럼 신용평가 회사로부터 '복음'이 들려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인한 손실의 끝이 보인다'는 S&P의 낙관론이 투자심리를 급격히 호전시켰다.

13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에 비해 33.38포인트(0.28%) 상승한 1만2143.62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에 비해 19.74포인트(0.88%) 오른 1163.61을 기록했다.
S&P500지수 역시 6.67포인트(0.51%) 올라선 1315.44로 장을 마쳤다.(지수는 잠정치)



장초반 칼라일 캐피탈의 부도 임박설로 잦아드나 싶던 신용위기 공포가 시장을 엄습했다. 달러화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 이 여파로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를 돌파하는가 하면 장중 국제유가는 111달러를 넘어서는 등 온통 악재 투성이었다.

2월 소매판매는 예상밖으로 줄어들었고, 주택 차압도 기록행진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한때 다우지수가 2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하지만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자산 상각의 끝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밝힌후 '바닥심리'가 살아나면서 장 막판 상승세 반전에 성공했다.
S&P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 상각액이 285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제 절반은 지난 것이라고 밝혔다(Subprime Write-Downs Could Reach $285 Billion, But Are Likely Past The Halfway Mark).
S&P는 다만 부채담보부증권(CDO)의 손실 전망이 다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자산 상각액 추정치는 2650억달러에서 2850억달러로 200억달러 상향 조정했다.

◇ 칼라일..시작일뿐? 금융권 약세

S&P의 긍정론으로 시장이 반등했지만, 금융주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 베어스턴스와 손버그 주식에 '매도'공세가 집중되며 주가가 급락했다.
칼라일에 이어 이들 역시 모기지 관련 자산에 대한 '마진콜'을 충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 급락의 배경이 됐다. 칼라일의 채권자인 베어스턴스는 칼라일 파산시 손실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가세했다.


베어스턴스 주가는 전날에 비해 7.4% 급락한 57달러로 마감했다. 한때 이회사 주가는 전날에 비해 16% 이상 급락하며 1987년 '블랙먼데이'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베어스턴스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는 루머가 끊이지 않았다. 또 10일 신용평가회사 무디스 발행 알트에이(Alt-A)모기지 담보부증권 가운데 163개 세부 부문의 투자등급을 하향하면서 '알트에이(Alt-A)'모기지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한 상각 부담이 커지고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급부상했다.

베어스턴스와 더불어 칼라일 채권기관 들도 도이치뱅크(0.1%상승)를 제외하고는 약세에 머물렀다. JP모간이 1.3% 하락한 것을 비롯, 크레디 스위스가 0.7%, UBS가 0.9% 떨어졌다.



여타 금융주 중에서도 세계 최대 보험그룹 AIG가 2.7%, 세계 최대 금융그룹 씨티그룹이 0.7% 내리는 등 금융 각부문 대표주들이 약세를 보였다.

칼라일과 함께 채권기관들의 마진콜 요청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손버그 역시 채권기관들과 마진콜 해소 협상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다.
손버그는 지난주말부터 마진콜에 응하지 못해 채권기관들로부터 '디폴트'통지를 받아왔으며 이날도 모간스탠리로부터 900만달러의 마진콜에 응하지 못해 디폴트 통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손버그 주가는 11일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2000억달러 유동성 공급계획을 밝히면서 회생 가능성에 대한 기대로 폭등했으나 이날은 20.7% 급락세로 장을 마쳤다.

◇ 유가, 달러...기록행진 지속



S&P의 긍정적인 시장 상황 평가로 증시는 반등세로 돌아섰지만, 금융시장에는 온통 지뢰 투성이이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유가는 사상 처음으로 장중 한때 배럴당 111달러까지 치솟았다.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41센트(0.4%) 오른 110.33달러로 마감했다. WTI는 이날 장중 한때 배럴당 111달러에 도달하는 초강세 행진을 지속했다. WTI는 이번주 들어서만 배럴당 5달러 이상 상승했다.

달러 약세 지속으로 대체 투자 수요가 원유, 금, 원자재 등 대체 시장으로 몰리면서 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금값 역시 오전한때 온스당 1001.5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1000달러대를 돌파했다.



칼라일 캐피털 파산임박설로 가속화된 달러화 약세행진은 브레이크없이 지속됐다.

오후 4시48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유로 환율은 1.5620달러로 전날 오후의 1.5609달러에 비해 0.11센트(0.07%) 상승(달러가치 하락)했다. 달러/유로 환율이 1.56달러를 넘은 것은 1999년 유로화 등장 이후 처음이다.

칼라일 캐피털이 채권기관들과 마진콜 해소 방안 합의에 실패, 파산 직전에 놓여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달러 약세화가 가속화됐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소매판매와 실업률 지표 역시 달러화 약세에 기여했다.
미국의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달러약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달러화 자산에 대한 매도 공세가 이어졌다.

엔/달러 환율 역시 100.60달러로 전날의 100.78달러에 비해 0.18엔 하락(엔화가치 상승)했다.
앞서 엔화 환율은 런던외환시장에서 한때 99.78엔을 기록, 1995년 11월 10일 이후 처음으로 100엔 밑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후 곧바로 100엔선을 회복했지만 뉴욕 외환시장에서 여전히 엔 강세가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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