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박진, 중구-나경원' 출격 배경은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03.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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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가능성 고려, 스타급 초재선으로 야권 거물에 '맞불'

한나라당이 12일 서울 종로와 중구의 공천 내정자로 박 진 의원과 나경원 대변인을 선택한 것은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전략적 판단의 결과로 평가된다.

정치1번지로 통하는 두 지역에 당내 최고 스타급 의원이자 '패기'가 넘치는 초재선 의원들을 투입, 4.9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 압승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당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안강민)는 일찍이 서울 종로와 중구를 전략 공천 대상지로 정했지만 정작 공천은 미뤄왔다. 정치1번지로 통하는 두 지역의 상징성과 중요도를 고려한 때문이었다.

통합민주당이 거물급을 투입할 것이란 소문이 끊이지 않아 야당 공천이 확정된 후 '대항마를 결정하겠다는 속내도 깔려 있었다. 당내에선 정몽준 최고위원을 종로에 전략 공천하고 중구에도 거물급 의원을 투입할 것이란 소문도 꾸준히 돌았다.



하지만 공심위는 결국 손 대표가 이날 종로 출마를 선언하자 박 의원을 맞상대로 낙점하고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박 의원은 종로에서 두 번 연속 당선된 재선 의원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 간사를 지낸 대표적인 외교전문가다. 수년 간 지역 표밭을 다져온 덕에 지명도가 높고 상당한 대중적 인기를 누리는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야당 대표와 맞승부를 벌이더라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와 함께 공심위가 당선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박 의원을 낙점했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공심위원인 임해규 의원은 "박 의원이 선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고, 여의도 당사 기자실을 찾은 박 의원도 "명승부가 될 것이다. 종로에서 반드시 승리해서 총선압승의 기반을 닦으라는 당의 기대에 부흥하겠다"고 승리를 자신했다.

나 대변인을 서울 중구에 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비례대표인 나 대변인은 '어디든, 깃발만 꽂으면 당선될 것'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국민적 인기와 지명도가 높다. 한나라당에선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현역 의원으로 평가돼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 중구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꼬여 있는 서울 '강남벨트'의 공천 실타래를 풀어보자는 심산도 깔려 있는 것 같다. 공심위는 서울 송파병 지역에 도전했던 나 대변인의 공천 여부를 두고 며칠째 파행 운영돼 왔다. 나 대변인을 타지역에 전략 공천할 지, 송파병 공천 내정자로 확정할 지를 두고 벌어진 공심위원간 갈등 탓이었다.

이로 인해 강원, 인천을 비롯한 영남 공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우여곡절도 잇따랐다. 결국 나 대변인이 중구에 투입됨에 따라 송파병 공천도 자연스레 실마리를 찾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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