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社 신약, 약가협상이 새 허들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2008.03.1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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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사의 신약이 국내 시판허가를 받아놓고도 약가협상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팔리지 못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스프라이셀'은 오는 14일 약제급여조정위원회에서 직권등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일명 '수퍼 글리벡'으로 불리는 '스프라이셀'은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에 내성이 생긴 환자를 위한 약이다. 현재까지 이를 대체할 약물이 없는 치료제다.

지난해 1월 식약청의 시판허가를 받아 10월에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보험적용이 결정됐으나 환자들은 아직 '스프라이셀'을 사용할 수 없다. 3개월여를 끌었던 BMS와 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의 약가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약가협상에서 BMS가 제시한 가격은 1알당 6만9135원. 반면 건보공단은 이 가격보다 20% 가량 낮은 가격을 주장하다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로슈의 에이즈 치료제 '푸제온'은 국내 시판허가를 받은지 4년이 다 돼도록 판매가 되지 않고 있는 경우다. 이 약은 새로운 기전의 에이즈 치료제로 기존 약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를 위해 개발됐다.



'푸제온'이 국내 시판허가를 받은 것은 2004년. 당시 1병당 2만4996원으로 보험약가가 고시됐지만, 로슈는 4만3235원을 제시하며 공급이 지연됐다.

결국 로슈는 2005년 1병당 3만3388원으로 약가조정을 신청했으나 기각됐고, 다시 지난해 9월 1병당 3만970원으로 낮춘 가격으로 조정을 신청했으나 역시 지난 1월 협상이 결렬됐다.

우선 주목되는 것은 오는 14일 오후 열리는 '스파라이셀'과 '푸제온' 약제급여조정위원회이다.심사가 이뤄지는 를 이틀 앞두고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 등 보건시민단체가 고약가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내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


단체들은 '스프라이셀'과 '푸제온'을 다국적 제약사가 제시한 약가대로 수용한다면 '스프라이셀' 환자는 연간 5047만원, '푸제온' 환자는 연간 2260만원의 약값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가 신약 특허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과도하게 비싼 약값을 고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다국적 제약사는 다른 국가에서의 약값 역시 높다고 해명하고 있다. BMS는 현재 스프라이셀이 등재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11개 국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한국에 등재신청을 했다는 입장이다. 로슈 역시 지난 2004년 4만여원의 약가를 제시하며 미국.일본.독일 등 7개국의 가격을 근거로 내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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