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S&P, 채권 등급 책정 심각한 오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08.03.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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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무디스의 신용등급 책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동안 S&P와 무디스는 1만개에 달하는 서브프라임 채권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지만, 정작 시장에서 주로 거래되는 중요한 채권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지 않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ABX 지수에 소속된 80개 AAA등급 서브프라임 채권 중 어떠한 것도 'AAA' 등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2006년 5월 매각된 도이치방크의 채권 43%가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음에도 S&P와 무디스는 이 채권에 대해 AAA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S&P와 무디스가 이런 이상한 신용등급 정책을 고수함에 따라 AAA등급 채권에서 최소한 1200억달러의 가치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한다.

헤이먼 캐피탈 파트너스의 카일 배스 최고경영자(CEO)는 "S&P와 무디스는 그들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신용 등급 기준을 유지해왔다"며 "AAA등급의 채권 신용등급을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배스는 ABX지수 소속 AAA 등급 서브프라임 채권의 신용등급이 대부분 6주 안에 평균 6단계에서 7단계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추산했다.


지난 6개월간 S&P와 무디스는 서브프라임 대출 채무불이행이 증가함에 따라 모기지 채권 예상 손실 금액을 올려왔다.

신용평가사들의 잘못된 등급 책정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리처드 쉘비 미 공화당 상원의원과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 검찰총장은 "S&P와 무디스는 서브프라임 채권에 지나치게 높은 신용등급을 적용해왔다"며 "채무 불이행 사태가 사상 유례없이 발생하자 이제서야 뒤늦게 반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은행이 신용등급 하락에 대비해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컨설팅업체인 타바콜리 스트럭처드 파이낸스의 자넷 타바콜리 대표는 "1억달러에 달하는 AAA등급 채권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에 대비해 은행이 예비금을 160만달러에서 1600만달러로 늘려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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