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부의장 이용희, 탈당해도 '금배지' 달까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2008.03.1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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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부의장 이용희, 탈당해도 '금배지' 달까


통합민주당 공천심사대상에서 배제돼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이용희 국회 부의장(77, 충북 보은·옥천·영동). 그가 탄탄한 조직력을 기반으로 다시 한번 여의도에 입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이 부의장은 금고형 전력자를 무조건 배제한다는 공천심사위원회 방침이 알려진 지난 5일 옥천군 당원단합대회에서 박재승 공심위원장을 겨냥해 "당적도 없는 사람이 공천권을 휘두르고 있다"며 "이름도 헛갈리는 (통합민주)당 대신 오늘부터 옥천, 보은, 영동군민의 후보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셈이다.



이 부의장은 지난 1996년 서울시 교육감 출마자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9500만원을 선고받아 공천 심사를 받지 못하게 됐다.

이 부의장이 무소속 출마할 경우 그의 당선 가능성은 적잖은 편. 한나라당 후보와 일전을 치러야 하지만 야권에선 경쟁자가 없다. 무엇보다 그의 강점은 조직력이다. 그는 1960년 5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이 지역에 출마, 7번 낙선하고 4선을 기록하는 등 이 지역 터줏대감으로 불려왔다.



'이용희의 힘'은 지난해 대선 때 여실히 드러났다.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당시 보은·옥천·영동 지역은 정동영 후보에게 70%가 넘는 표를 몰아줘 초반 손학규 후보에게 밀리던 정 후보가 역전하는 발판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대선에서도 정 후보는 옥천에서 32.1%, 영동에서 26.5%를 득표했다. 정 후보의 전국 득표율(26.1%)과 충북 득표율(23.8%)보다 높다.

이에앞서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이 참패했을 때도 보은·옥천·영동 군수선거에선 이 부의장의 지원을 받은 세 명의 후보들이 모두 승리했다. 최근 이들 군수 3명은 이 부의장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고 9명의 지방의원도 곧 지지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 부의장을 향한 '구애'도 시작됐다. 강삼재 자유선진당 최고의원은 지난 10일 평화방송(PBC) 라디오 '열린세상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낙천자 영입과 관련 "욕심나는 좋은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타 정당의 공천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영입 대상자들이) 선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선진당의 영입대상 목록 1순위로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1석이 아쉬운 선진당으로선 이 부의장이 합류한다면 천군만마를 얻은 격이 된다. 선진당이 충청권을 지지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의장으로서도 당적 변경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일각에서는 이 부의장이 탈당한다면 당선이 힘들 거란 전망도 내놓는다. 이 부의장이 이 지역에서 4선을 기록했지만 7번이나 낙선한 사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당 관계자는 "지난 총선때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이 매우 불리했었음에도 한나라당 후보가 40% 가까이 득표, 이 부의장과의 격차가 10%포인트를 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에선 김서용(46) 전 근로복지공단 이사가 이 지역 공천을 신청한 상태이며 한나라당 심규철 전 의원은 이 부의장과의 리턴 매치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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