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기술적분석,믿으십니까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8.03.1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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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반등 가능성..FOMC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

코스피지수가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증시 하락여파에도 불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전격적으로 금리인하를 조기 단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11일 개장직후 코스피지수는 1% 넘게 하락했지만 오전 10시이후 낙폭을 크게 줄이며 반등하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0.20% 범위에서 등락을 보이다가 오전 11시16분 현재 1624.41으로 전일대비 0.05% 하락하며 살짝 고개를 숙인 모습입니다.



중국과 일본 주가지수도 같은시간 낙폭을 줄이며 여차하면 반등할 태세입니다.

사실 코스피지수는 오늘 위태로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날 새벽 미국 다우지수가 또다시 1.29% 하락하며 낙폭을 키웠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코스피지수가 이처럼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FOMC가 18일로 예정된 회의를 앞당겨 조기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하락 여파에도 불구, 우리증시가 반등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은 미국 FOMC의 조기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며 "인하폭도 당초 예상했던 50bp이 아니라 100bp 수준의 대폭 인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은 차치하고라도 1600대 초반까지 떨어진 상황에서는 중장기 투자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도 가능성이지만 무엇보다 1600대 초반까지 떨어진 지수대에서는 기관들이 저점 매수 매력을 느낄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오전 11시 18분 현재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를 통해 1520억원 정도 순매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어제 코스피지수는 긴 장대음봉을 보이며 대세하락을 예고했지만 오늘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 하나만으로 반등세를 보이는 것을 보면 `차트'는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이 과연 세계증시 분위기를 확실히 반전시킬 수 있을까요.

전문가들은 이 대목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입니다. 오늘 지수가 반짝 반등을 보일 수 있지만 켜켜히 쌓여있는 악재(미국 경기침체 진입, 알트에이발 신용경색 우려, 미국 투자은행 실적발표,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선물 옵션 동시만기 부담 등등)들을 단번에 물리칠 수 있는 힘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 금리인하에도 불구, 15∼30년짜리 모기지 대출금리는 여전히 5%대 후반으로 높은 상황이어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렇다면 일희일비하는 증시에서 '과연 변동성을 이기는 해답은 무엇일까'하는 질문에 봉착하게 됩니다.

800개가 넘는 종목들의 주가흐름이 만들어내는 단 하나의 코스피지수 등락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여러분들이 투자하는 종목은 지수와 상관없이 하한가로 내리 꽂칠 수도 있고 상한가로 치닫을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투자 리스크를 감안했다면 어제 장대음봉이 나왔을 때 기계적으로 매도를 했어야 하는 게 정석입니다. 그런데 또다시 폭락할 것 같던 지수가 오늘 '보란듯이' 반등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이 해법을 너무도 뻔하지만 장기투자 원칙에서 찾고 있습니다.

단도투자( 모니시 파브라이 저/ 이경식 옮김)라는 책을 보면 워렌버핏이 1973년에 샀던 워싱턴 포스트 주식에 대해 이런 얘기가 적혀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워싱턴 포스트 주식을 모두 1973년에 샀습니다. 당시의 주가는 기업가치를 총 주식수로 나눈 금액의 4분의 1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쩐 일인지 주가는 25%가 내려갔습니다. 주식 매수에 비용까지 합해서 1060만 달러를 들였지만 주가총액은 80만달러 밖에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결국, 주식시장이 무한한 지혜를 발휘하면서 주가가 내재가치의 20% 수준까지 내려가자, 주가는 한 해 전에 형편없이 싸게 샀을 때보다 더 내려가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물론 세월이 흘러 워렌버핏이 워싱턴 포스트 주식으로 막대한 부를 창출한 것은 너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워렌버핏의 황당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는 마치 기술적분석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워렌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 최대 건설자재업체인 USG의 주식을 18달러에 사들였는데 이 주식은 4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적도 있다고 합니다. 반토막은 고사하고 매입가격 대비 무려 75%나 주가가 빠진 것입니다. 하지만 이 주식도 워렌버핏은 팔지 않았습니다. 훗날 120달러 이상 올라 짭짤한 수익을 안겨준 것은 물론입니다.

따지고 보면 일일 시황은 여러분들의 투자에 하나의 참고자료가 될 뿐입니다. 차트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투영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미 투자자들이 움직인 뒤에 나타나는 게 차트라는 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결국 여러분들이 어떤 원칙을 갖고 있고, 어떤 기준으로 투자하느냐에 따라 극심한 변동성을 이길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입니다. 올 봄, 주식투자를 하시는 모든 독자분들에게 변동성에 아랑곳하지 않는 힘이 깃드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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