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0.86% 올랐다. 강남권(강남, 강동, 서초, 송파)의 아파트 가격은 0.26% 오르는데 그친 반면 비강남권 지역은 1.34% 올랐다. 특히 노원구는 5.52% 상승했다. 서울 지역 아파트가격 상승세를 비강남권 지역이 주도한 셈이다.
'돈'의 입장에서 부동산은 투자자산의 하나일 뿐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 경향이 강화될 때는 더욱 그러하다. 단기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은 지난해말 46조7000억원에서 지난 6일 기준으로 65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두달 동안 무려 20조원의 '눈치보기' 자금이 생겨난 것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시장에 각종 규제에 따른 반작용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는 각종 규제 완화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김 센터장은 "유동성이 그동안 소외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후행지표인 미국의 고용지표까지 무너진 상황에서 주식시장에서 쉬어야 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로 반전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수록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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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부동산과 주식시장을 돌이켜보면 '부동산 약세-주식시장 강세'로 요약될 수 있다. 자연히 부동자금은 주식시장으로 유입됐다. 주식시장의 유동성을 나타내는 고객예탁금은 지난해초만 해도 9조원도 안됐지만 7월 18일 사상최고치인 15조7694억원까지 증가했다. 주식형 펀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한해동안 주식형펀드는 70조원 가량 증가했다.
반면 아직 2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올해는 '부동산 강보합-주식시장 약세'로 요약되고 있다. 이미 예탁금은 지난해 사상최고치보다 7조원 가량 낮아진 8조9933억원에 불과하다. 주식형 펀드로 여전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그 증가세가 두드러지게 둔화됐다.
뉴욕에서 '마진콜(담보부족분 충족요구)'이 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 금융회사들이 마진콜에 응하기 위해서는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팔아야 한다. 한국 주식시장은 유동성이 뛰어나 외국인들은 '팔자'를 지속할 수 밖에 없다.
지난해 외국인은 줄곧 한국 주식을 팔았지만 국내 자금이 이를 받아줬다. 외국인들이 급하게 '헐값'(?)으로 내놓은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하지만 국내 자금이 더 이상 지금의 주가가 헐값으로 느껴지지 않거나 더 매력적인 자산이 나타난다면 '고민하는 돈'은 고민을 털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