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청 커진 소액주주, "묘수 짜내기"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2008.03.1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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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제철화학,회사 분할안 양보..강원랜드,勞-주주 연대도

주주총회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영진이 주총 전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사전 수용해 마찰을 피하는 일도 있고, 소액주주들은 회사 노조와의 연대나 소송 암시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의견 관철을 꾀하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양제철화학과 에스제이윈텍은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회사측 주장을 철회했거나 거둬들일 예정이다.



지난 5일 주총에서 동양제철화학 (70,400원 ▲1,900 +2.77%)은 당초 의안이었던 창호재 사업부문 인적분할과 인천공장 사업부문 물적분할 중 인천공장 분할 안건만 통과시켰다. 창호재 사업부문 분할은 주총에 참석한 기관과 개인주주들이 반대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회사 측이 이를 수용, 수정동의안을 내면서 철회됐다.

주주들의 문의와 반대의견이 많았던 창호재 사업 분할은 모기업의 기업가치와 주주들의 투자가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회사 측이 소액주주들에게 양보하는 형식을 취한 것.



에스제이윈텍(리모콘, 도어락 등 생산업체)은 회사가 예정했던 감자 안건에 대해 주주들의 반대가 거세자 이를 철회할 계획을 갖고 있다.

에스제이윈텍을 인수하는 케이앤컴퍼니가 감자 이후 매매거래재개 시점부터 각종 악성 루머와 풍문에 시달리면서 주가가 급락함에 따라 자본감소 자체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을 가진 주주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 같은 사전 의견 조율과 더불어 소액주주들의 대주주 압박 수단도 다양화하고 있다. 이사회와 대주주 견제를 위한 주주제안으로 사외이사 후보를 독자적으로 내놓은 강원랜드 소액주주들은 회사 노동조합과 협조하고 있다.


직원 노조가 비전문가 중심의 이사회 구성을 비판하고 나선데 이어 소액주주 모임도 별도 주주제안 임원 후보 추천과 집중투표제 요구를 내놓은 상태다. 강원랜드 (17,730원 ▼150 -0.84%) 소액주주들은 중간배당 신설도 제안했다. 강원랜드 주주총회는 오는 26일 열린다.

오는 14일 주주총회가 예정된 현대차 (250,500원 ▲4,500 +1.83%)에 대해서는 경제개혁연대가 주주대표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총의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정몽구 회장 등 최고경영진이 비자금 조성과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에 대해 주주대표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주주들에게 소송 참여를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이밖에 '장하성펀드'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는 올해 정기주총 시즌을 앞두고 최근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에스에프에이와 한국전기초자, 벽산건설, 대한제분, 성지건설 등에 대해 잇따라 사외이사 또는 비상근이사 감사 선임을 위한 주주제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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