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장애인·이주여성…비례대표 1번 차별화 '치열'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2008.03.1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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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총선을 한달 앞두고 각 정당별로 '공천 경쟁'이 한창이다. 현재는 1차로 개별 지역 전투에 나설 '전사' 선발이 진행 중이다.

이들이 싸움을 벌일 전장은 모두 245개 지역. 국회에 입성할 299명에 54명 모자란다. 나머지는 비례대표가 채운다. 지역 전사들이 '야전형'이라면 이들은 '전문성'이 최대 무기다.



직종별 전문가를 비례 대표로 영입, 해당 분야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은 이미 일반적인 선거 전술로 자리 잡았다. 정치권 한 인사는 "비례대표는 지역 토대가 아니라 해당 분야를 토대로 한 전국구 의원"이라며 "이들은 총선때 전국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중 핵심은 '비례 대표 1번'. 각 정당은 사실상 국회의원 '당선'을 의미하는 이 자리에 당의 간판을 앉힌다. 직종과 성별을 넘어 총선 전체의 좌우하게 되는 중요한 자리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각 당은 비례 대표 1번 구하는데 전력을 다한다. 다른 당과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몸부림도 치열하다. 여성 배려는 기본이 됐다.

각 정당은 비례 대표 후보의 절반을 여성 몫으로 할당하고 있는데 당 간판인 1번도 여성 몫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17대 총선때 열린우리당은 여성 장애인인 장향숙 의원을 1번에 올린 바 있다.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1번이었던 김애실 의원은 여성 경제학 박사 1호라는 명분이 있었다. 한 때는 비례 대표 1번을 여성에게 주는 것 자체가 신선했지만 이젠 기본이 된 셈.

차별화 노력은 18대 총선을 앞둔 시점에 계속된다. 민주노동당은 이미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여성 장애인인 곽정숙씨를 정한 상태. 심상정 노회찬 의원 등이 추진중인 진보신당도 여성 장애인에게 비례 대표 후보 1번을 주기로 방침을 정해 놓고 있다.


창조한국당은 아예 15년전 한국 남성과 결혼, 우리나라에 거주한 필리핀 여성 '헤르난데즈, 주디스 알레그레'씨를 비례대표 1번 후보에 올렸다. 외국인이 비례대표 후보로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주디스씨는 이주 여성이자 인종차별과 편견의 벽을 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여성"이라며 "이주 여성의 인권 보호와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로 비례대표 후보를 정했다"고 말했다.

기존 정당들도 고민이 깊다. 당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총선 이미지를 부각시킬 여성이 필요하기 때문. 자유선진당은 보수의 상징으로 불리는 법조인 출신의 이영애 최고위원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경제' 이미지를 굳건히 할 여성 기업인 중 1번 후보를 저울질하고 있다. 배은희 리젠바이오텍 대표 등의 이름도 나온다. 통합민주당의 경우 '서민'과 '소외 계층'을 대변할 수 있으면서도 중량감있는 인물을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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