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섣부른 승부수는 금물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2008.03.1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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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침체 확인 등 '악재 첩첩'..관망이 최선

코스피지수에 하락 기운이 감돌고 있다. 아직까지 1%대 낙폭에 그쳐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프로그램 순매수가 유입되는 상황에서 떨어지고 있는 것이어서 불안감이 크다. 전문가들은 "우리증시가 또다시 큰 폭의 변동성에 노출될 수 있다"며 "매수보다는 관망하라"고 조언했다.

10일 오전 11시4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1634.23으로 전일대비 1.79%(29.74p) 떨어지고 있다.



특히 같은 시간 현재 프로그램 순매수금액이 1200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지수는 비교적 큰 폭 떨어지고 있어 투자심리에 긴장감이 흐른다.

이날 전문가들은 일제히 이번주 우리증시 흐름에 대해 비관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지난주말 고용지표로 미국 경기침체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가 하면 인플레이션 우려로 미국 금리인하 효과가 눈에띄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선물옵션 만기일을 전후해 우리증시가 또다시 프로그램 매매가 현물증시를 흔드는 `웩더독'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계감도 높다. 미국 알트에이 모기지발 신용경색이 세계증시에 강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어느 한쪽으로 승부수를 띄우기보다는 관망할 때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 조언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면 상당기간 고전할 수 있다는 지적도 들린다.

◇미국 경기침체 확인..불안감 가중

지난주말 비농업부문의 신규 고용건수가 6만3000건 감소했다는 발표는 미국의 경기침체를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고용지표를 통해 사실상 미국 경기는 침체국면에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박상현 CJ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말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와 가계주택자산 지표 악화는 경기침체로 본격 진입했음을 알려준다"며 "사실상 정부부문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일자리수가 감소하고 있어 미국 고용시장 위축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고용지표 악화와 더불어 경기침체 시그널, 즉 가계 소비 위축을 알리는 신호인 가계 실질주택자산도 감소하고 있다"며 "이전에도 미국 가계 실질주택자산 증가율이 감소할 경우 미국 경기는 어김없이 침체를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한번꺾인 고용지표가 플러스로 돌아서려면 1년이상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1990년 블랙먼데이와 2000년 IT버블 당시 경기침체로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마이너스로 전환할 당시 고용침체는 8~9개월(3분기)이 경과된 후 가장 악화됐고 그 후 반등해 4분기(12개월) 또는 16개월이 경과 한 시점부터 플러스로 반전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신용경색발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 감소는 과거보다 하락 강도는 크지 않지만 아직 초기상황이어서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



미국 경기침체에 따른 위기감이 앞으로 상당기간 미국증시와 세계증시의 걸림돌 역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미국 신용시장 또다시 얼어붙을까

일부에서는 미국내 일부 중소형 금융기관의 연쇄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주택가격 하락과 더불어 모기지 관련 가계 연체율 상승으로 금융기관 부실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융기관이 모기지 신규대출을 더욱 엄격히 하고 있어 돌려막기식의 차환대출이 어렵게 된 것도 가계 연체율 추가 상승→미국 금융기관 디폴트 확산을 부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연쇄파장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미국 금융기관의 디폴트가 확산될 경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문제는 최악의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 이 경우 세계증시는 올해 전저점의 기록을 다시 써야하는 위기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美 금리인하폭 확대 가능성은 긍정적



그러나 이러한 위기감 확산이 오는 18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인하폭을 더욱 크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반전' 가능성을 암시한다.

최창하 흥국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권에 진입하기 시작했고 이는 유동성 공급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주는 시그널"이라며 "모기지론 업체들의 도산 위기 등 신용경색 위기가 대두되고 있지만 오히려 금리인하폭 확대를 강화할 수 있는데다 거시정책 효과도 점차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FOMC가 이번 회의에서 75bp∼100bp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는 3%에서 2%대까지 크게 낮아지는 셈으로 국채2년물과의 격차는 0.47%p로 축소되며 증시 유동성 공급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이같은 금리 인하로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어서 "과연 금리인하가 증시에 무조건 긍정적일 것이냐"는 반문을 낳는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 2분기는 되야 원자재값이 안정되면서 금리인하의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고 주장했다.

◇프로그램발 충격도 염두에 둬야
보다 단기적 관점에서는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선물옵션 동시만기일(13일) 변동성이 위협요인이다. 10일 오전 11시41분 현재 프로그램 차익거래 순매수는 409억원, 비차익거래 순매수는 811억원으로 12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순매수를 보이고 있지만 낙관은 금물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외국인 선물매도가 강하지 않아 베이시스(선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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