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에 소설가 박완서 등장?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08.03.1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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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한나라당 공천 심사장에 소설가 박완서씨가 등장했다. 물론 심사장이나 당사 등 공식석상에 얼굴을 내민 것은 아니다. 대신 자신의 전매 특허인 '글'로 한나라당 공천에 한발 걸쳤다.

언뜻 한 정당의 공천심사에 유명작가이자 원로급 문인인 박씨의 등장이 의문스럽지만 사정은 이렇다. 현재 한나라당 공천심사에서 격전지로 분류되는 지역 중 한곳이 바로 서울 송파병.



이 지역에는 인기 대변인인 나경원 의원, 여성계 출신으로 17대 국회에 입성했던 이계경 의원 등이 경합중이다. 다만 2명의 유력 현역 여성 정치인간 경쟁을 바라보는 여성계의 시각은 안타까움 그 자체다.

한 명이 살고 한 명이 죽는 게 아니라 모두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자는 게 여성계의 목소리다. 이 총대를 메고 나선 게 이인호 전 러시아 대사와 소설가 박씨.



이 전 대사는 10일 오전 강재섭 대표를 찾아 나경원·이계경 두 의원 모두의 구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편지 한 장을 꺼내들었는데 이 글의 주인공이 바로 박씨다. 이 전 대사는 “박완서 작가께서 이 같은 상황을 안타깝게 여겨 저에게 편지 한 장을 전해주셨다”고 말하며 편지를 낭독했다.

박씨는 편지에서 "미래의 두 유능한 여성의원 중 한명을 미리 잃고 들어가는 애석한 일이 없도록 부탁한다"고 밝혔다. 박씨는 머니투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송파구에서 오래 살아오며 이웃에서 지켜본 한 사람(이 의원)과 누구나 다 아는 실력 있는 또 한 여성(나 의원)을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가가 정치에 관여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이런 일이 처음이라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남성 못지않은 능력을 지닌 여성들의 편을 들어준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를두고 당 관계자는 "경쟁력있는 나 의원을 전략공천해 2명을 모두 살리자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소설가와 인연이 깊은 편이다. 소설가 이문열씨는 지난 17대 총선의 공천심사위원이었고 소설 '인간시장'으로 유명한 김홍신 전 의원도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에서부터 15·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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