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값… 금상품 지금 들려면 어디에?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2008.03.1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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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은행 적립계좌 '짭짤', 몰빵은 '상투'

달러 약세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금 값이 뜀박질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금 가격은 온스당 970달러 선에서 형성되고 있는데 13일 장중 1000달러를 돌파했다.

금 값이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사이 금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시중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모습이다.



여윳돈으로 금 값 상승에 베팅하려면 어떤 상품에 가입해야 할까.

◆ 어떤 상품 있나 = 금에 투자하는 상품에는 크게 은행권에서 판매하는 금적립계좌와 펀드, 파생상품 등으로 구분된다.



은행의 금적립계좌에는 신한은행의 '골드리슈'와 기업은행의 '윈클래스골드뱅킹'이 있다.

신한은행의 '골드리슈'는 통장에 원화로 입금하면 해당 금액만큼 그램(g) 단위로 금이 적립된다. '골드리슈 금적립통장'은 만기가 6개월~5년이며 1g 단위로 입금할 수 있다. 또 만기 이전에 중도 인출은 2회만 가능하다. 이와 달리 '골드리슈 금자유통장'은 원하는 금액을 자유롭게 입금할 수 있고 중도 인출에도 별도의 제한이 없다.

기업은행의 '윈클래스골드뱅킹'도 금을 적립하는 원리는 '골드리슈'와 같다. 다만 만기가 6개월~3년이며 최초 가입 금액과 추가 적립 금액이 각각 5만원, 1만원 단위로 정해져 있다. 중도 인출은 불가능하다.


금 관련 펀드는 SH자산운용의 'SH골드파생상품'과 기은SG자산운용의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 등이 있다. 두 가지 모두 금에 관련된 상품이지만 'SH골드파생상품'은 금과 관련된 지수를 추종하며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은 금광과 관련된 기업의 주식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운용 방식이 다르다.

최근에는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파생상품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정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의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S(주가연계증권)와 같은 원리로 운용되는 DLS(Derivatives Linked Securities, 파생결합증권)를 일부 증권사에서 선보였다.



DLS는 개별 종목의 주가나 주가지수 대신 금이나 원자재, 곡물 등 상품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이다. 수익률은 ELS와 마찬가지로 미리 정해진 조건에 따라 결정되며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과 그렇지 않은 상품이 있다.

치솟는 금값… 금상품 지금 들려면 어디에?


◆ 3개월 수익률, 펀드<은행 적립계좌 = 최근 3개월 수익률을 기준으로 볼 때 투자 수익률은 금 펀드보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금 적립계좌가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골드리슈'는 3월10일 기준 27.6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 환산시 110%에 달하는 수익률이다. 최근 6개월과 1년 수익률은 각각 42.09%, 50.87%를 기록해 최근들어 수익률이 급격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의 '윈클래스 골드뱅킹'은 지난 1월 하순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출시 이후 14.5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환산 수익률은 117.89%에 달한다.

반면 금펀드는 수익률이 금적립계좌에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SH골드파생상품'은 3월10일 기준 3개월 동안 18%의 수익률을 올렸다.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은 같은 기간 약 20%의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수익률 역시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이 37%를 기록해 신한은행의 '골드리슈'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근 1개월 수익률은 펀드가 앞섰다. 'SH골드파생상품'과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은 최근 1개월 동안 각각 13% 내외의 수익률을 올린 반면 신한은행의 '골드리슈'는 7.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두 개 금 펀드의 편입 자산이 주식과 지수로 상이하지만 수익률에 큰 차이가 없는 것과 관련 제로인 이수진 연구원은 "SH골드파생상품이 금과 관련한 지수를 추종하지만 지수 자체가 기업 주가를 추종하기 때문에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과 수익률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 추가 상승 가능하지만 보수적으로 = 국제 금 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사이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은행의 '윈클래스 골드뱅킹'은 상품 출시 이후 45일 동안 57억원 이상의 판매 실적을 올렸고 2003년부터 판매한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역시 2007년부터 가입 규모가 두드러지게 늘어났다. 올들어서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3월7일 현재 잔액 2567억원을 기록했다. 금펀드 역시 원자재 펀드와 함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펀드와 적립계좌 모두 원/달러 환율 변동에 노출된다. 이 때문에 금 값이 상승해도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 수익률이 줄어들 수 있다.

펀드와 달리 적립계좌는 판매나 환매수수료 및 보수 비용이 없다. 다만 금을 매매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거래수수료를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데 계좌에 표시되는 잔액에 이미 수수료 비용이 포함돼 있다.

적립계좌는 별도의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 금에서 시세 차익이 나도 이자 소득이 아니기 때문에 세금 부담이 없다. 펀드 역시 역내펀드의 경우 주식투자에서 발생한 차익에 대해 2009년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제로인에 따르면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은 주식 비중이 90%에 가깝고 'SH골드파생상품'은 주식비중이 65% 가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지금 금에 투자해도 괜찮을까. 최근 금 값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자칫 상투를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금 값의 변동성이 커졌다"며 "하지만 금 가격이 정점에 도달한 것은 아직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달러화 약세와 인플레이션 요인, 미국 경기 후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등 금 값 상승을 부채질 할 요인이 여전하다는 것.



하지만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다. 분산 차원에서 자산의 일부를 투자하는 신중한 접근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재무설계 컨설턴트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편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값은 장중 한 때 온스당 1001.5달러에 거래, 사상 처음으로 1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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